오이도와 집 안 은계 호수공원 독서모임
금요일까지 열심히 하루하루를 달리다 보면 주말엔 집에서 좀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보내다 보면, 가까운 집 앞 산책을 가거나 잠깐 콧바람을 즐기고 싶은 때,
우리 동네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찾아보게 된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 중,
경기도민으로 산 지 1년째라 주위가 도통 모르는 곳 투성이라 가는 곳이 처음인 곳이 많다. 그게 오히려 더 좋다고 해야할까 ..
가만히 폰을 들여다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잘 살고 있나 궁금해 전화를 걸었다.
항상 수면모드인 이 친구라 전화가 역시 안 되겠지하고 생각하다, 전화벨이 울리다 말고 금방 친철한 음성의 여성분이 대답을 대신해준다.
그 순간 바로 카톡이 오고 다시 전화를 달라는 메시지가 뜬다.
”여보세요, 잘 지내고 있지 “서로 이야기를 하다
오랜만에 서로 보고 싶다는 한 마디로 점심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잡았다.
집하고 가까워 부담이 없고 간단한 점심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가벼운 산책까지 할 양으로 오이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우리 집에서 차로 20분 이내 오이도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안 84를 좋아하는 팬으로 1박 2일 코스로 오이도까지 50킬로를 뛰어가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 그곳의 빨간 등대가 보고 싶기도 했다.
도착을 하니 역시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워
가만히 하나하나씩 살펴보다 바로 앞에 빈자리가 한 곳 보인다.
”와우, 감사합니다 “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허기진 배를 먼저 채우기로 하고 주위 식당을 둘러 보기로 했다.
친구가 여기 가까운 곳에 밖에서 먹는 포차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며 걸어가다 뭔지 이상한 느낌이 든 건지
“어, 어, 그 사이에 이곳이 변한 것 같다”며 여기를 2번 방문한 친구가
어.어…..를 연신 연발하며 여기 있던 포차가 어디로 갔지 갸우뚱한다.
”빨간 등대와 포차가 사라졌는데 “
”그 사이에 갑자기! 이상하다“ 서로 당황하며 쳐다보다 어쩔 수 없지, 아쉽다 하고 연거푸 이야기를 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바로 앞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해물칼국수 2인분을 시키고 보리비빔밥으로 먼저 배를 채우고 나니 메인 메뉴인 칼국수가 나왔다.
티비에서 보던 양과 비슷한 해물이 잔뜩 들어간 칼국수의 국물을 한 숟가락 급하게 입안으로 넣고
“역시 해물이 많이 들어가니 국물이 진해“ 서로 긍정의 눈빛을 주고 받다
본격적으로 하나둘씩 맛있는 부분을 서로 챙겨주며 먹다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계산을 하러 가니 네이버로 영수증 인증을 하면 솜사탕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인증을 하고 과자 한 봉지를 들고
서로 흐뭇하게 1층으로 내려갔다.
후식으로 식당에서 주는 아이스크림을 2단으로 높게 쌓고 콘을 주고받으며 밖으로 나오니
배가 두둑하니 여유가 있어 좋고 간식까지 챙기니 두 손 또한 무거워 행복한 기분으로 또 다른 후식을 사러 커피숍으로 향한다.
딸기주스와 초코주스를 손에 하나씩 쥐고 산책을 시작하는데
”오늘 살이 많이 찌겠는 데“
”그래도 산책하면 괜찮을 거야 “
서로 괜찮다는 합리화를 거친 후 갯벌까지 갈 수 있게 만든 다리로 천천히 걸음을 걸었다.
거기는 많은 갈매기들이 바닷물이 살짝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자리를 잡고 날갯짓을 하며 목욕재계를 하고 있었다.
누가 누가 깨끗한가 하며 내기를 하듯 끼득끼득 소리를 내며 앞에 뒤에 자리를 잡고 씻느라 정신이 없다.
보이지 않는 생물로 가득한 갯벌은 숨쉬기 구멍을 사이사이마다 만들어 놓고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옆으로 가는 게는 집게 다리 두 개로 뭔가를 입에다 계속 가져가는 데 ‘뭐지 뭐지 손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데’
유심히 들어다 보다 손으로 나도 모르게 가리키자마자 위험을 직감하고 빠르게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자기만의 행동을 누가 보고 있다는 시선, ‘나라도 무서움에 도망칠 것 같다.’ 같다는 마음속 생각이 들고
세상에 보여지는 싶은 부분과 나만이 알고 있는 속이야기가 다르듯
물이 다 빠진 뒤 자기만의 공간이 침범당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자기만의 방법을 터득해 살아가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다.
자기만의 세상으로 살아내는 갯벌 속 생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천천히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나온다.
아무리봐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친구가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계신 아저씨께 질문을 했다.
“혹시 여기 있던 포장마차나 등대는 다 철거된 건 가요”
“아니요, 여기서 10분만 걸어가시면 바로 앞에 등대와 포장마차가 있어요”
하시는데, 에고 우리가 반대방향으로 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바로 코앞을 보지 못하고 서로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옮길 뻔했는데, 천만다행처럼 아저씨가
해답을 던져 주셨다.
“ 앗, 하하하하”
“그럴 수 있지”
“다른 반대길에서 계속 찾고 있었다니”
초행길인 나와 이곳을 2번 온 친구가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작은 구원처럼 아저씨가 방향을 알려주셨다.
서로 어이가 없어 웃다가, 기쁜 마음에 바로 걸음을 재촉했다.
”참 바보같다 우리“ 키득키득 웃으며 다시 반대쪽으로 즐겁게 걸어가 본다.
살아가면서 언제든 나처럼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 또는 여러번 오더라도 잘 기억해 두지 않으면 방향을 잡기 어려운 순간들이 크든 작든 있길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움을 손길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고, 작은 물음이 행운처럼 방향을 잡아 줄 지 모르는 게 인생의 묘미인 것 처럼 말이다.
방향을 바로 찾은 우리는
반대 쪽의 사람으로 이미 가득 차 거리와 빨간 오이도 등대, 정신없이 포차를 가득 채운 인파들을 보고
”그렇지 맞지 여기가 맞아 “하며 찾고 있던 경치를 이제야 즐기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한 빵 찍고,
포차로 다가가 무슨 안주가 있나 구경을 하며 야시장느낌의 이곳의 정겨움과 바다내음으로 가득한 안주거리를
구경하다 갯벌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다.
장화를 신고 호미를 든 어른들과 아이들, 작은 대야에 담긴 작은 게와 이름 모를 생물들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갯벌은 지는 해와 같이 깊이를 차곡차곡 더해가듯 여기 생물들을 다시 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자연이 주는 안식이 있듯 오이도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고
서로의 약속시간에 맞춰 조금은 아쉽게 자리를 옮겼다.
다시 여기 찾아와서 포차와 갯벌탐험을 한다는 약속을 하고…
갑자기 잡힌 약속으로 같은 날 5시에 하기로 한 독서모임에 20분에 늦게 도착을 해 버렸다.
차가 막힐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너무 타이트하게 움직인 실수였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자리에 도착해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오늘의 모임 책인 상실의 시대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고 연령대가 대부분이 높아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임에도
역시 좋아하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느새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변해 버린다.
2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리고 말을 많이 하면 배가 고픈 것처럼 동네 근처 음식점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이곳은 내 나와바리라 ㅋㅋ
맛있는 곳이 많다며 자랑을 했는데, 1년밖에 살지 않아 사실 간 곳이 많지가 않아
바로 앞에 있는 고깃집을 찾아 자리를 냉큼 잡았다.
다행히 고기맛이 일품이고 주인아저씨도 친절하시고 같이 먹는 사람들도 유쾌해 먹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혼자 호수공원 산책을 하고 싶어 사람들에게 안전하니 걱정 말라는 안심을 시켜드린 후 주위를 산책하다,
술에 살짝 취한 기분으로 걷다가 옆으로 지나가는 러닝 하는 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를 타다 왼쪽 네 번째 발가락을 살짝 다쳐 요즘 뛰지를 못하고 있어 그 모습이 더 부럽게 느껴진다.
” 아, 나두 뛰고 싶다 “
혼자만의 시간을 달리기를 하며 보내다 보니, 그 시간이 습관처럼 그리워진다.
낮과 밤을 바쁘게 보내고, 오늘 휴식하며 보내야지하는 계획과 다르게
보통의 날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바쁘게 보낸 하루가 되었다.
처음 방문한 오이도에서 작고 아담하지만 많은 생물들을 품고 있는 자연을 볼 수 있어 마음이 더 따뜻했고,
독서모임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나를 돌아보고 작은 반성과 깨우침을 얻은 것처럼
가까운 30분 이내의 장소에서도 하루가 새로움으로 가득 찬 오늘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 동네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며 …. 가벼운 발걸음으로 10분 이내 있는 내 집으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