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와 입 드로잉(제2화)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by 최송목

드로잉 수업 둘째 날입니다

오늘은 선생님이 코와 입을 그려보라고 하시네요.

<코 모델 이미지>

코!

막상 그리려고 하니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손이 움직이지 않아요.

"자! 먼저 전체 크기를 설정하세요"

"그리고 코의 상하좌우를 선으로 살짝 표시하세요.

콧구멍 원 하나 둘, 콧등 큰 원 하나

원이 총 세 개 있다고 생각하고 그려보세요"

"아... 콧구멍은 두 개인데 원은 세 개를 그리는 거군요"


다음은 명암입니다.

"밝고 어두운 면이 어디인가 잘 살펴보세요."

"흐린 부분은 살살 연하게, 짙은 부분은 진하게 칠해 보세요.

그리고

너무 진하게 칠했다 싶으면 지우개로 착착착...

두드리면서 지워주시면 돼요"


"콧등은 어떻게 그려요? 반짝반짝 빛나는 코요"

"아! 그거요?"

"그건 지우개로 살짝 지워주세요

아무 색 없는 게 그림에서는 빛나는 것처럼 보여요"


이제 입을 그려보겠습니다.

코를 기준으로 윗입술과 거리를 맞춥니다. 그리고 아래처럼 십자선을 그어 좌우 길이의 배분을 합니다. 입술 양 끝을 좀 진하게 두껍게 칠해줘야 합니다. 입술 세로 주름 표현도 해 줘야 합니다. 저는 입술 주름을 좀 과하게 해주는 바람에 너무 메말라 보입니다. 입술이 상당히 어렵게 느껴져 그리는 중에도 자신에게 믿음이 가질 않았는데 그래도 이 정도도 다행입니다. 첫 입술 드로잉치고는 성공입니다.

<입 모델 이미지>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어깨가 많이 아픕니다.

지난주 첫 수업 후 통증 때문에 파스를 붙였는데도 아프네요. 그림 그리는데 어깨가 아프고 온몸이 쑤시다니 나도 믿기지 않는데, 남들이 이 말을 믿어 줄까요? 아마도 제가 몹시 긴장하고 그려서 그런가 봅니다. 그림도 힘 조절이 필요한가 보네요.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좀 해야겠습니다.


오늘 전반적인 드로잉 결과는 별로입니다. 잘된 거 같지 않아요. 코 주변이 아무래도 어설픕니다. 입도 자연스럽지 않아요.

그런데도 선생님은 잘 그렸다고 칭찬일색입니다.


"어? 잘 그렸어요"

"그런가요? 진짜요?"

가짜도 정색을 하고 눈을 마주치면서 진짜처럼 진지하게 말하면 진짜로 들립니다. 진짜 같아요. 가스 라이팅 되었습니다.


칭찬은 참 이상한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칭찬은 아마추어를 춤추게 합니다. 생애 두 번째, 드로잉 수업 2일 차 학생이 칭찬 한 마디에 천지를 모르고 깨춤을 추고 있습니다. 진짜 칭찬이던 위로의 칭찬이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힘이 납니다. 딸 나이의 어린 선생님 칭찬에 왜 이리도 제가 신이 날까요?

싱글벙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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