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전문가를 향한 여정, 그리고 성찰
몇 달 만에 씁니다.
링크드인에는 진작에 반년 전에 완결되었던 것을 옮기기만 하는데, 그것마저 한참을 끌었네요.
이 이야기는 2010년 12월 우연히 HR의 길을 들어서게 된 이야기를 작성한 글입니다. 2010년 12월부터 2016년 7월 퇴사 전까지 삼성물산 사업부에서 HR을 담당하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10편이 마지막이니 다시 힘을 내봅니다!
2014년 러시아 LAKHTA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온 후, 우리 팀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Philip 조가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전사에서 근무하던 새로운 인력이 사업부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Hyunmyung (David) Choi였습니다.
David는 영국 법학학사와 미국 법학석사를 취득한 수재였습니다. 전사에서 채용업무를 담당하다가 우리 사업부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흥미롭게도 '흙바닥에서 두꺼비집을 짓고 있던' 제 후임으로 배정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UMCITY 프로젝트 현장 지원을 나갈 때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쿠알라룸푸르 법인에는 채용 담당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법인의 사무직 채용만을 담당했고, 건설 기술직 인력 채용 경험은 전무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채용 전략을 시도했습니다:
LinkedIn 최고 등급 활용
현지 소싱 채널 확대
여러 Search Firm 활용
지금 보면 별로 특별한 전략이 아니었지만, 여하튼 그냥 시간을 때려 박았고 열심히 발로 뛰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이력서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질적인 채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직접 발로 뛰며 한 명 한 명 좋은 인재를 찾아다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제 모습은 꽤나 어설펐습니다. '전문가'라고 자부했지만, 사실은 '숙달'된 사람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글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10년간 같은 일을 반복했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1년의 경험을 10번 반복한 것일 수 있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 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독서
깊이 있는 글쓰기와 토론
폭넓은 공부와 연구
가 필요했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본사의 일반적인 접근방식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Search Firm을 늘리거나 채용공고를 확대하는 대신, Philip 조와 러시아에서 했던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현지에서 철수했거나 철수 예정인 한국 건설회사의 담당자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이런 접근의 배경에는 현장에서 들은 조언이 있었습니다:
한국 건설회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
'똘똘하고 부지런한' 인재 발굴의 필요성
현지 적응력과 한국 기업문화 이해도의 균형
한 선배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HR은 마라톤과 같다. 결과를 즉시 알 수 없고, 최선을 다해도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제가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이자 HR계의 멘토, 이드님(김동현)의 "욕먹는 HR이 일 잘하는 HR"이라는 말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HR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하며, 때로는 은퇴 후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HR, 특히 채용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하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