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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va HR 입문기 10 (완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

by 구아바


말레이시아 UEM과의 만남


마지막 이야기는 경력이나 성과가 아닌, 제가 만난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KL118 프로젝트를 위해 JV를 맺은 말레이시아 대형 건설회사 UEM의 직원들과의 추억입니다.

당시 제 메모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 Checking the Pre-acquired Talent pool (gathered by UEM) 1)
- Checking Key Person(16) pool :
Replacement of less competent KP or new hire 2)
- Checking UEM staff pool amongst JV talent pool (199 staff) : Intervie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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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디와 딘과의 특별한 만남


UEM의 HR 담당자였던 이스마디(Ismadi)와 딘(Din)과의 협업은 저의 첫 외국 기업 HR 경험이었습니다. 성격이 급한 제가 말레이시아 특유의 여유로운 문화와 부딪히며 배운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던 대화들:

"그화~, 캄다운~~~~"

"우린 아직 시간이 많아. 서두르지 말자~~~~"

"나 기도하러 가야 돼~"

"퇴근 시간이야, 내일 하자~~~"


처음에는 이런 그들의 태도가 게으르고 열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얘네들 답답해서 일 못하겠어!"라고 뒷담화를 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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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노트북 스크린과 깨달음


어느 날, 제가 실수로 노트북 화면을 깨뜨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여유롭게 모닝커피를 마시며 들어온 이스마디가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화면만 고장 난 거 아니야? 그럼 모니터 연결하면 되잖아?"


이 단순한 해결책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이스마디는 자랑스럽게 말했죠. "그화~ 여유를 가져야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날 우리는 함께 전자상가를 뛰어다니며 모니터를 구했고, 무사히 업무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감사 인사로 술자리를 제안했을 때, 이스마디는 "나 전통 무슬림이야. 술 안마셔!"라며 웃었습니다.



딘의 깊은 지혜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사건 이후, 무슬림 동료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조심스러워하던 제게 딘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괜찮아. 이야기해도 돼. 그화야~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마."

"무슬림은 그런 종교 아니야. 부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것보다 더 강하게 기억되고 빠르게 퍼져."

"너가 무슬림을 들었을 때, 총격사고가 아닌 나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이 말은 지금도 제 가슴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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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Super Guava의 귀환


돌아보면 제 주변은 늘 좋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모두가 저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최근 1-2년간 자책하고 남과 비교하며 좌절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이제 다시 그 시절의 뻔뻔했던 모습, 하룻강아지처럼 두려움 없이 도전하던 그 시절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나는 멋지고, 귀하고, 소중한 Super Guava다."라고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깁니다.


긴 여정 동안 이 부족한 HR 입문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소중한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HR 여정에도 이런 특별한 만남과 깨달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The End!


- Total HR / 사파 감성 HR 구아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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