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교육 지도선배
안녕하세요, 구아바입니다.
오늘은 Guava HR 입문기 2.5편을 들고 왔습니다.
3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 HR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어
이 2.5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편을 2.5로 칭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HR 경력의 정식 히스토리는 아니지만,
2. 짧지만 소중한 순간이었고,
3. 잊을 수 없는 인연을 만났던 그리고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 중의 하나인 삼성 그룹교육(SVP) 지도선배 기간을
그냥 한 줄로 넘기기엔 아쉬워서입니다.
2012년 3월, 저는 채용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그즈음의 제 경력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2011년 9월 ~ 2012녀 3월: 폴란드 GML 준비 및 수행 (Global Market Leader)
2012년 3월: 채용업무 복귀, 핵심인력 & 외국인 임원 채용
2012년 5월 ~ 8월: 삼성그룹 신입사원 교육 참가
2012년 11월: 인도 출장, 사업부 GHR - 선제적 채용 PJT 파일럿
폴란드 단기지전가(GML)를 다녀와 현장 엔지니어로 가는 것을 "실패"하고, 채용업무에 집중하고 있었죠. 교육/채용 소파트가 좀 더 세분화되었고, 채용이 다시 많아지며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사업부 인사팀에서 지도선배 선발 제안이 온 것입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빼주지 못하는 Key Staff들의 거절을 거쳐 제게까지 왔죠.
처음엔 "지금 채용이 이렇게 바쁜데, 안 된다!"라고 거절당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폴란드를 다녀온 지 2개월도 안 되어 또 이런 기회를 주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교육/채용 소파트 내 고마운 두 형님께서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보내주시죠. 구화야 갔다 와. 언제 가보겠어. 너 가고 싶지?"라고 말씀해 주셨죠. 고 OO 형, 이 OO 형, 정말 감사했습니다. 연락도 못 드렸는데.. 잘 지내시죠?
그렇게 저는 다시 업무에서 떨어져 삼성그룹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할 지도선배로 차출되었습니다.
먼저, 신입사원 교육 전에 지도선배들을 위한 합숙 교육에 참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늘색으로 희석된 제 피를 다시 파란 피로 바꾸는 경험을 했죠. 신입사원들이 받을 교육들을 좀 더 심도 있게 유명한 강사분들께 직접 받았는데, 그중에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교육들은:
삼성 내부적인 Unique 한 과정
조직 갈등해결 관리
Team Building 및 리더십 교육
이었습니다. 특히 글로 쓸 수 없는,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공유할 수 없는 이벤트 및 교육들이 참 많았고 그것은 지금도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의 경험들은 현재 초보 HR 컨설턴트로 제가 교안을 짜고, 강의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In-House HR을, 외국계 인사팀장을 담당했을 때 큰 힘이 되었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사실 당시 제 상태는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엔 최악이었습니다. 오히려 신입사원들에게 위로받고 격려받았죠. 인생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제 역량의 부족을 깨닫고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삼성의 첫인상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150%의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하루 3시간도 채 자지 못하면서, 신입사원들 앞에서는 졸린 티도 내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마도 배꼽까지 내려온 다크서클로 다 알아챘을지도 모르지만요.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지도선배로 보이려고 정말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더 성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이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짧은 합숙교육 기간에 생긴 에피소드들이 3~4년 이상 살아오면서 생긴 에피소드들보다 더 많았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많은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지도선배 양성과정에서 B팀이었는데, 53기 13차 지도선배도 B팀을 맡게 되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유치하지만 지도선배 양성과정의 팀 이름은 '나B효과', 제가 맡았던 B팀의 신입사원들이 지었던 이름은 '무한B전' 이었습니다. 당시의 영상과 재밌는 자료들이 많은데, 2015년에 가지고 있던 사진, 영상, 자료들을 다 날려버리는 바람에 몇 장 남아있지 않은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여하튼 지도선배라고 있어 보이고 싶어 무리하게 가르치려고 했던 저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설펐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잘 따라와 준 후배들.. 아니 이제는 동생들이자 친구들, 동지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러면서 위에 두 형들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연락조차 못했네요.
이 짧았던 순간은 제 HRer로서의 삶, 아니 그냥 제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쓰고 싶지만, 괜한 민폐가 될 수도 있고 연락도 최근에 못해서 적지 않았습니다.
53기 지도선배로 참여했던 나B효과 친구들, 그리고 부족한 저와 함께 고생했던 5313 B팀 무한B전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우리의 추억은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누군가를 가르치고 이끄는 것의 의미,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성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HR 전문가로서의 제 여정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 3편에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HR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갔는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