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사용법 -편집된 행복한 순간들이 모인 플랫폼.
SNS? 특정한 관심이나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사이버 세상의 나라.
SNS가 끊임없이 발행해내는 스토리에는 기분 나쁘고 힘들었던 순간들 보다는 일상의 기쁜 순간들이 개인의 주관적인 편집 과정을 거쳐 공유된다.
일종의 편집된 기쁨과 행복 다이어리이다.
언컨택트 시대에서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일이 돈이 되기도 한다. 또 접촉하지 않고도 내가 관심 있는 분야나 인물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공유하기도 한다. 호호 할머니도 알고 있는 스마트 폰 안에 들어있는 세상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꽤 많다. SNS가 제공하는 정보들이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분란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일과 중 남의 행복을 엿보거나 본인의 행복을 편집하여 저장하는 데에 규칙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좋아요를 기다리거나 부단이 울려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소중한 24시간이 미세하게 조각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끝나는 시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속의 유튜브는 개인의 취향을 간파한 거절하기 힘든 알고리즘을 무기를 24시간 재생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속에 스마트폰과 SNS 플랫폼들이 스며들어 판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SNS & 스마트폰과 거리두기와 관계 재설정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다.
지지한다.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스마트폰의 노예이다.
그리고 인간은 타인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데에 만족감을 느끼며 남에 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언컨택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SNS를 비롯한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없는 일상은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피할 수 없다면 무조건적인 배척보다는 삶에 균형을 맞추며 현명하게 즐기거나 참여하는 유연한 자세도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SNS에 대해 주관적인 의견과 객관적인 의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 반쪽짜리 영어를 구사하며 외국인 남편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내게... SNS는 나의 살던 고향을 시시각각 연결해주는 핸드폰 속의 구세주였다. 모국어로 소통할 한국 사람들이 가까이 살지 않았던 때엔 SNS 플랫폼 안에 살고 있는 한국 친구들과 나의 일상을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외롭기만 했던 시드니 생활에 빛이 되어준 한국 친구를 SNS를 통해서 만났다. SNS가 품고 있는 소통의 기능이 좋다. 거절하는 법을 알지 못했던 시절엔 그 소통에 기능에 발목이 잡혀, 원치 않은 인간관계 때문에 맘고생을 한 적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 모두는 외롭다. 빈부의 차이, 성격, 문화, 연령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공평하게 외롭다. 그리고 현대인은 시간이 부족하다. 심지어 코비드 19가 인류에게 제공해준 수만 가지의 특별 선물 때문에 함께 놀 사람도 줄어들고, 놀 장소도, 놀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더 스마트 폰이 제공하는 SNS 세상 속으로 빠져든다. 현실에서는 삶의 속도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이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 폰 속에서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비슷한 템포의 삶을 사는 사람을 선택하고 소통할 수 있다. 실제로 만나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프라인의 인간관계처럼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관계로 아름답게 지속된다. 나는 흔히 이야기하는 관종 DNA 때문에 사람들이 SNS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단지 공감받고, 공감하고 싶을 뿐이다.
남편이 장기 출장이 많았던 일들을 하던 때였다. 이른 새벽 아이들의 울음으로 시작된 하루, 도시락과 간식을 유모차에 가득 채우고 20킬로가 넘는 유모차를 운전하며 이른 아침부터 버스와 기차를 넘나들며 동네와 시드니 시티에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 헤맸다. 집으로 돌아오는 페리 위에서 유모차에 있던 아이 둘이 슬며시 잠이 들었다. 드디어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내게 드디어 약 30분 동안의 내 나라의 말이 적힌 한국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책 읽는 나의 소소한 행복을 사진으로 찍어 SNS 피드에 공유했다. 나의 하루의 앞뒤 다 잘린 단 한 장의 사진에 붙었던 댓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여유 있는... 아니 정확하게는 여유 있어 보이는 해외생활에 부러움에 대한 것들이었다. 세계적인 미항의 풍경이 보이는 시드니의 페리에 앉아 아이들이 잠든 유모차를 옆에 두고 여유롭게 독서를 하는 피드는 꽤 멋져 보였나 보다. 확실히 그 순간 내 감정은 행복의 최고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나의 하루가 내내 즐겁고 여유롭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 힘겨웠기 때문에 나는 그 짧은 휴식을 순도 100퍼센트로 즐길 수 있었다.
나의 여유로운 독서 광경에 대한 부러움의 댓글 때문에... 한동안 여유로워 보이는 기쁨의 순간이 오기까지 겪어야만 했던 상반된 체험 삶의 현장 같은 전투적인 일상들을 함께 공유할까도 생각해본 적도 있다. 몇 주씩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아이 아빠의 직업 때문에 혼자 해내야 하는 육아생활의 넋두리 리스트들을 만천하에 공개해보는 것을 심각히 고려해 보았다.
하지만 나의 편집된 행복 일기장인 SNS는 예쁜 기억만으로 채워 남겨두기로 했다. 현실은 애가 둘이나 딸린 재투성이 신데렐라지만, SNS 세계 속에서는 팔자 좋은 여자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꽤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작은 핸드폰 세상 속에 있는 편집된 행복의 조각들을 꺼내볼 때마다, 현실의 서글픈 신데렐라 생활에 위로가 되어주는 것은 사실이니까.
SNS와 사진 애플리케이션 폼은 꽤 닮아있다. 둘 다 나의 삶이고 나의 모습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싶은 나의 모습과 내가 기억하고 순간들을 편집하여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소비하여 편집한 일상의 근사한 조각들이 모이면 삶은 꽤 호사롭게 보인다. 그런 순간이 모여있는 일상의 다이어리가 있다는 것은 꽤 생산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삶에 무게에 지칠 때마다 "네 삶은 꽤 근사해"라고 속삭여주는 기록이 되어 주기도 한다. 과중한 업무나 스트레스, 넘쳐나는 절망과 걱정... 그 무엇이 되었던 사는 거 자체가 피곤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비상상비약.
우리에겐 가끔씩 SNS의 약발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를 위해 내가 차린 밥상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숨 가뻤던 하루의 끝에 마시는 맥주 한잔과 치킨 한 조각이 될 수도 있다. 행복감을 느끼는 것에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기쁜 일상의 기록을 연습하다 보면 그 기록들이 나의 하루가 빛나도록 기름칠을 해주는 광택제가 되어 줄 수도 있다. 나의 편집된 행복과 기쁨을 수집하고 관리하자.
단, SNS를 긍정적인 행복 편집 플랫폼으로 잘 사용하려면 다른 사람의 편집된 행복과 나의 편집된 행복을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SNS 활동을 시간 낭비로 만들고 싶지않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