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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알 Oct 30. 2022

03. 걱정 청소

걱정의 짐 덜어내기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즐비한 어느 동네 한 구석

건물과 건물들 사이 6층짜리 건물이 있다.

각층에 난 창문 사이로 짐이 빼곡히 쌓여 있다.


가장 높은 층 옥상에는 위태롭게 쌓인 갖가지 물건들이 정돈되어 있지만 언제 무엇이 바닥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다.


괜히 지나가다 물건의 습격을 받을까 싶어 그 건물 옆을 지나가는 것을 꺼리게 된다.


내 마음에도 한층 한층 물건들이 쌓여 있다.


집 안에 쌓아두다 공간이 부족해 옥상에도 짐이 한가득이다.

집 안에 든 걱정들은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커튼을 닫으면 어느 정도 감출 수 있는데,

옥상을 가득 채운 걱정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드러난다.

옥상까지 켜켜이 쌓인 짐으로 인해 집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지지직~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의 집이 무너질까 초조해진다.


현관 근처의 짐부터 밖으로 꺼낸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지치지 않도록 꺼낸다.


마지막으로 현관에서 가장 먼 옥상의 짐들까지 덜어내면

붕괴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진다.


커튼을 젖히고 문을 열고 집을 환기시킨다.

비로소 산소가 집안에 가득하다.


보통의 집으로

안전한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보통의 집을 유지하기 위해

늘 집안의 짐이 얼마나 있는지 돌아보자.


안전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조금씩 청소하자.

 

이제 나의 집은 나에게도 너에게도 안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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