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길이 나다.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처음 결심 했을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그냥 막연히 노래를 잘하고 싶었고 마침 그때 교회에서 만난 성악가 선생님에게 배우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복식호흡과 두성에 관해 많이 고민하던 분이셨고 실제 울림이 풍부한 아름다운 소리를 내시는 분이었다. 그분의 소리는 나의 첫 번째 기준이자 교과서가 되었다. 선생님의 소리를 들으며 그동안의 선생님의 고뇌와 노력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던 방법들을 나는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했다.
물론 그것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았다. 이해되고 몸에 체득되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성악가가 되고 싶지 않았고 될 수도 없었다. 두성과 복식 호흡의 감을 잡기 위해 성악을 잠시 배웠고 이제 실용 보컬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점 지인의 보컬샘인 소피아 쌤을 만나게 되었다(지인의 딸 전시회에서 만났던 바로 그 보컬 트레이너이다.) 지인이 소피아샘에게 배우고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소피아샘에 대한 신뢰가 이미 가득했다. 그리고 레슨시 레슨 받는 곡을 녹음해 주시는 수업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나의 실용보컬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말할 때 나의 목소리는 또랑또랑하고 힘이 있는데 노래할 때 목소리는 힘이 없으니 소리의 길을 내는 것을 시작하자고 하셨다. 나는 선생님의 수업을 열심히 따라갔다. 유일하게 일을 쉬는 날인 목요일에 화곡동에서 청담까지 왕복 3시간을 지하철로 다녔다. 그리고 그 시간 그 라인에 늘 사람이 많았기에 앉아서 이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했다. 그러나 그 힘든 길이 어찌나 즐겁던지...! 레슨 갈 때마다 나는
' 나는 오늘 어떤 벽들을 넘게 될까?' '얼마나 성장하게 될까?'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레슨을 하러 가는 길에도 레슨을 하고 나오는 길에도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발성 연습을 할 때 제대로 소리 내는 법을 몰라 목이 아팠다.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소리가 단단해지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지만 나의 주변 사람들은 나의 소리가 단단해졌음을 알아채고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소피아샘은 성대 주변의 근육을 단단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소리의 길을 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의 무리가 점점 덜 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1시간을 노래해도 목이 힘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몸의 불편함들이 없어져가는 것으로 노래를 배우는 나의 방향성이 옳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도전을 좋아한다. 주로 시작에 능하다. 하지만 끈기가 없고 마무리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음악만큼은 꾸준히 단계별로 마침표를 꼭 찍으며 가고 싶어졌다. 나는 음악으로 인해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는 중이고 노래로 나아가 내가 성장하고 회복되는 과정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 내가 그만큼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의 한계를 넘고 싶은 의지가 생긴 것 같다. 음악은 내 삶의 디딤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