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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Aug 02. 2023

노트의 자격

리얼미 리추얼-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미경 강사의 말과 글을 좋아한다.

한 번씩 마음이 느슨해질 때, 그녀의 말을 듣고 글을 읽는다.

지쳐있는 내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많은 저서는 가치관과 큰 생각 줄기가 같으니 내용이 비슷하고 중복되기도 한다.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내가 유지해야 할 마음가짐을 늘 긍정적 강화 시키곤 하는데, 

최근 신간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다.


앞부분은 김미경 강사가 늘 이야기하는 도전과 응원의 메시지, 

자신 없고 느슨해진 나에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단단한 용기였다.

이번책은 특히  4부, '두 번째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법'파트가 좋았다.

책을 덮고 제일 생각나는 단 한 가지를 붙잡았다.

'리얼미 리츄얼- 하루에 나를 만나는 시간-'루틴에 넣어 보기로.  

나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 24시간 중 진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따로 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 어떻게 나 자신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느닷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종일 고생한 나를 토닥이는 시간도 없이 잠들 수 있을까. (중략)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30분씩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나의 안쓰러운 점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중략)
세컨드 라이프의 꿈은 존엄을 포함하는 꿈이다.
존엄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40대부터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고 설계해야 한다.
세컨드 라이프를 준비하는 40대야말로 내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을 향해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나이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 중-  


유일하게 애청하는 유튜브 채널-하와이 대저택-이 있다.

그는 꿈을 단, 중, 장기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이루어졌다고 믿고 말선언하고 글로 쓰라고 한다.

그 꿈을 이미 일어난 일이라고 생생하게 시각화한다.

종종 그런 적이 있지 않은가? 

직장 면접을 보러 갔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내 모습이 그려지거나, 

이사 때문에 집을 보러 갔는데 왠지 이 집에 있는 내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질때, 

그런 때를 말하는 것 같았다.


마치, 이미 이루어진냥 그려보는 것.

내가 꿈꾸는 미래를 생생하게 시각화시키니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라.

그러면 온 우주의 기운이 온 힘을 다해 당신을 도울테니!

(끌어당김의법칙)

나를 만나는 시간 &시각화를 위한 다짐 노트를 무얼로 할까? 

뒤적거리다 독서모임 때 필사하라고 나눠 준 무려 250장이 되는 두꺼운 인덱스 스프링 노트가 보였다.

두께의 압박에 나는 쓰기가 부담스럽고 '누굴 주면 유용하게 쓸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이가 없었다. 

이 노트를 유용하게 써줄 누군가가 있다면 당장 주고 싶은데, 250장은 너무 과하다.


내겐 이미 쓰다만 어휘노트, 필사노트, 도서목록 노트... 등등 조각난 노트가 많다.

매번 새 노트를 펼치면 한두 장 혹 열 장 정도가 최선이며 남은장은 기타 등등으로 쓰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난 이미 저 노트를 사용할 자격을 상실했다.

그런데 문득, 나를 만나는 시간엔 왠지 저 두꺼운 노트를 쓰게 될 것 같다는 그림이 그려졌다.

250장이면 500페이지, 즉, 500일, 

2년 가까이 내가 꾸준히 나를 만나야 한다는 것인데 기간의 부담이 또 내 발목을 잡는다.

'난 못할 거야, 괜히 노트만 버린다니까!'

자신이 없는 것인지 나를 못 믿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어휘노트로 쓰다만 왼편의 노트를 먼저 집어 들었다.


'이 노트의 마지막 장까지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저 견고한 스프링 노트도 정복할 수 있을 거야.'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5월부터 기록한 마지막장이 7월 마지막 주 즈음 끝났다.

성공했다.

당당하게 붉은 노트를 꺼내 들었다.

'This is my note'

이제 이 노트의 자격이 생겼다.

당당히 내 삶이 기록될 것이다.

2년 후의 노트의 미래가 궁금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이 노트의 행방이 궁금하고

내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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