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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Aug 16. 2023

글쓰기가 내게 준 선물

글쓰기가 내게 건넨 온기

1. 힘든 기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내게 있었던 일, 특히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지 못한 채 모래로 덮어뒀다.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마치 겪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하며  살았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가벼운 모래들은 바람과 물에 휩쓸려 조금씩 날아간다.

상처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냥 감춰 있었을 뿐이지 그 자리에 거기, 그대로 남아있다.

어쩌면 모래알에 더 쓰리고 아파서 곪았는지도 모른다.

상처를 마주하고 들여다본다. 토닥여 준다.

잘 이겨냈고 잘 흘러 왔다고 이젠 괜찮으니 덧나지 말라고 약을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준다.

내겐 글쓰기가 그랬다.

글을 쓰고 나니 더 이상 아프고 지우고 싶은 과거가 아니다.

그것 또한 나였고 나이고 나일 것이다.

지금 내 삶이 되었다.

 

2. 소중한 현재를 기록하여 미래의 '선물'로 남길 수 있다.

아이들의 말을 글로 담을 수 있다.

새길 수 있다.

힘들었던 과거 속에서도 아이들은 유난히 눈부시고 예뻤다.

그때는 몰랐다. 하루를 버텨내기도 급급해 예쁜지도 모르고 키웠다.

아이들이 크면서 돌아보니 하나하나 다 잡아 두지 못해 아쉽다.

엄마와 천국 가신 외할머니 이야기는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며 엄마와 함께 쓰기 시작했던 이야기다.

글쓰기로 아이들과 내 추억을 새겨 두었고,

엄마와 할머니 추억에 내 소감까지 더 할 수 있었다.

하루하루 남긴 내 역사를, 먼 훗날 아이들과 손주가 유언 삼아 읽어 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금이라도 내 삶을 잡아본.

글이란 시간 속에 잠시 머물게  본다.

먼 훗날 함께 추억할 수 있게.

  

3. 허공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잡아 둘 수 있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생각의 꼬리를 단어와 문장과 문단으로 연결한다.

엉켜있는 생각들을 하나씩 풀어 생각의 자리에 넣어두면 언젠간 다시 쉽게 찾을 수 있다.

글을 쓰면서부터 머릿속은 단어들로 가득 찼다.

단어가 생각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이 떠오를 땐 차근차근 글로 풀었다.

붕붕 떠있는 망상이든 허상이든, 주어 동사 목적어 단어로 명명하니 머릿속이 개운하다.

어떨 땐 머릿속을 텅 비우고 싶을 만큼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뭉게뭉게 꿈틀꿈틀 생각의 물꼬는 쉬지도 않는지 꿈에서도 글을 쓰고 문장과 문단이 춤을 춘다.

깨면 각나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4. 한없는 말의 가벼움보다 묵직한 글의 무게를 느끼고 싶다.

말은 안 해서 후회한 적은 별로 없는데 해서 후회한 적이 참 많았다.

생각해 보면 어린 날 내 말을 들어준 친구들과 지인을 생각하면 이불킥 정도가 아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친구들이 내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 알았어야 했는데 눈치가 없었다.

과거의 민망함이 떠오른다는 것, 말과 글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새삼 느낀다.

후회 없는 말을 하기 위해 말은 줄이고 담백한 글로 기고 싶다.


5. 글을 쓰고 나의 삶을 명명하니, 정말 그렇게 살고 싶어졌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로 살아가고 싶다.

늘 소망하듯, 말하듯 글을 쓰고 싶다.

글처럼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살아낸 을 다시 말하고 싶고

내 삶의 말을 다시 이렇게 글로 쓰고 싶다.



** 앗 그리고 선물하나 더 추가요!

삼 주 연속 제 글이 3편이나 노출돼 엄청난 조회수를 선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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