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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Jan 28. 2022

책 읽는 아들과 엄마

그 이야기.


타지로 이사와 바닥을 뒹굴다가

이것저것 나를 일으키던 중, 공부를 시작했다.


오프라인 자격증 과정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학교 재량휴일에 아들을 데리고 수업에 갔다.

초등 1학년을 집에 혼자 둘  없었

맡길 곳도 없어

용기 내 강사님께  미리 연락드려 여쭸더니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아들의 특권'이라며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정말 엄마 수업들을 동안 얌전히 앉아있을 수 있겠어?''

''응''

'' 안 되겠다. 전화랑 문자 할 테니 혼자 집에 있어볼래?

점심 챙겨주러는 올게''


혼자 있는 것은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기는 절대 수업 방해 안 하고 잘 있겠다는 아들의 다짐을 몇 번이나 받았건만,

긴 수업에 아들을 데려갈 생각에 전날 밤부터 안절부절못한 사람은 초등 1학 아들도 아닌 바로 '나'였다.

'중간에 막  집에 가자고 보채면 어쩌지?

힘들다 하면 어쩌지?

설마, 소란을 피우진 않겠지?'

이런저런 걱정으로 코로나로 간식을 챙길 수 없어서 시간 때울 거리를 찾다가 책을 잔뜩 챙겨 수업에 갔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오전 두 시간

점심 먹

오후  시간

아들은 내 책상 옆에 껌딱지처럼 앉아 정말 있는 듯 없는 듯 목석같이 앉아 책을 읽었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난 것 외엔 잠깐 바람 쐬러 강의실밖에 나가자 해도 자긴 책을 읽겠다며 거절을 했다.

함께 수업을 듣는 분들이 신기하다며 아이 칭찬을 했고, 나도밖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얼떨떨했지만,

이 정도가 가능하니  수업에 데려 온 것처럼 태연하고 싶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잘난 척도 겸손도 아닌, 그 중간쯤)


집으로 돌아오는

긴긴 시간을 기특하게 기다려  아들에게

고맙다고 수제버거 세트를 사 주었다.

햄버거를 사주니

''헤헤!  행ㅡ 벅벅!♡''

하고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이다.

그리고 자기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엄마가 하루를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그렇게 아이를 수업에 데리고 가는 것이 가능한 것을 경험한 후 방학을 하고  한 번의 더 수업과 독서 모임에 아이와 동행했다.

내가 수업과 모임을 할 동안 2ㅡ3시간 정도  아이는 거뜬히 내 옆에 정말 투명인간(?)처럼 앉아 책을 읽었다.

주변분들이 신기해하며 비결을 물었다.

비결은 딱히 없는데

허 참...

할 말이 조금 있기도 하지만,

자랑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너무 별것 아닌 것도 같아,

말하기 민망해서

그냥  머쓱하게

웃고 말았다.




유난히 성격이 반대인 큰 아들 1호와 유난히 같은 취미가  있다.

그건 바로 '독서'다.

방학 때 둘째는 어린이집에 가고 큰 애와 둘이 집에 있으면 둘의 하루는 적막이(?) 흐른다.

나 또한 요즘 독서 임계치를 높이려고 집중 독서 중에 있고 큰 아이는 무슨 목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나와 아이는  '활자 중독'처럼

책을 읽기 바쁘다.

밥을 먹을 땐 이기주 님의 '말의 품격' 오디오북을 들으며

둘은 마주 앉아 침묵과 귀 쫑긋으로

식사를 한다.

그런 아들과 함께한 독서 이야기를 써 보려 한다.


아들은 독서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평범한 아이였고

나 또한 결혼 후 8년간 1년에 책을 1ㅡ2권 읽을까 말까? 한 정도의 수준이었다.


방법이 맞는지 틀렸는지 모른다.

난 그저 평범한 동네 아줌마고 아들은 그저 평범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다.

특별한 목적도 방법도 없이 시작한 독서가 아이와 나,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그 과정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지금부터 동네아줌마와 그 아들의 독서이야기를 펼쳐 보고자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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