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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윗리윗 Jul 06. 2022

도시의 자연을 질문하는 '언타이틀 플랜트'

리윗-리윗 인터뷰#3 : 조미형 작가, 언타이틀 플랜트 대표

조미형 Mi Hyung CHO
작가, 언타이틀 플랜트 대표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 후, 국민대학교 미술학과 회화전공 석사를 졸업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개인전《인더스트리얼 트리 Industrial Tree》(2021)를 개최하고, 무신사 테라스 《일상의 사물들》(2021), 상업화랑 《Planet Htrae Project》(2021), 문화역 서울 284 《DMZ》(2019),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제3의 과제전》(2017)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그 외에도 롯데 백화점 본점 쇼윈도 작품 설치(2022), 아웃도어 브랜드 NEPA와의 인터뷰 화보(2022) 등을 진행했다.

인스타그램 @cho_mih @untitled_plant
언타이틀 플랜트 https://instabio.cc/untitledplant


성북구 정릉동의 주택가 1층에는 '잡초 샵'이라는 별명을 가진 식물 공간 언타이틀 플랜트(UNTITLED PLANT)가 있다. 조미형 작가가 운영하는 이 공간에서는 도시의 식물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진다. 플라스틱 트리와 색색의 아크릴 받침이 진짜 식물과 천연덕스레 섞여 디스플레이되어 있기도 하고, 마당에는 버려진 화초와 더불어 여기저기서 이사 온 돌나물들이 자리를 잡고 터를 넓혀 가는 중이다.


식물의 다층적인 면을 살피는 기획,
규격이나 틀에서 벗어난 상태,
떠오르는 것을 바로 내놓을 수 있는 곳,
전략이 오히려 없는 것(UNTITLED)에 가까운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언타이틀 플랜트(UNTITLED PLANT)라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 조미형 작가는 이곳을 구태여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유통되고 성장하는 식물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공존 가능한 다양한 방식을 상상하여 제안하는 것이 언타이틀 플랜트에서 이뤄지는 주된 식물 활동이다. 누군가는 전시 공간으로, 누군가는 식물 가게로 바라보는 이곳을 당신은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정형화 되지 않은 식물공간, 언타이틀 플랜트(UNTITLED PLANT)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식물 작업실 ‘언타이틀 플랜트’를 운영하는 조미형입니다. 저는 식물이나 자연 현상에서 발견되는 다층적 속성들을 주제 삼아 회화, 설치, 디자인, 전시기획 등의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시 식물들의 모습에 관심을 갖고 오늘날의 변화된 자연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미술가이자 플랜트 디자이너로서 식물 생활과 미술 활동을 동기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식물을 소재로 작업하시는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전시 공모에 참여했을 때, 심사차 관계자분들께서 작업실에 방문하셨어요. 당시 저는 별을 하나하나 그리는 작업에 심취해 있었는데, 이 작업을 계속할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10년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고 대답했는데,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보신 이유가 작업실에 식물이 많아서였대요. 당시 작업실 가운데 썩은 잎으로 만든 흙더미가 있고 주위에 식물들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설치 미술처럼 보였나 봐요. 그 후에 작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가 돌, 지푸라기 같은 자연 소재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였더니, "설치 본능이 슬슬 나오네.”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조짐이 보였나 봐요.

(좌) <둑 물 2>(2017), 전주 폐공장 설치 전경 / (우) <바닷물 2>(2017),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전시전경
(좌)<빛나는 검정을 위한 드로잉3>(2016) / (우) <주황이끼와 돌>(2020)
조미형 작가의 회화 작업에서는 자연물에서 관찰된 시각 요소를 회화적 표면의 움직임으로 변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주변의 돌, 나무 조각, 볏짚 모래더미 등 관찰한 자연 요소의 환경 특성을 제거하지 않고 활용한다.


흙을 만들고 계셨던 건 미술 작업의 일환이었나요?

아니요. 당시에는 페인팅과 드로잉만 작업으로 생각해서, 이런 활동이 미술 작업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그때 식물 생활을 하는 모습이 지금의 활동과 꽤 비슷해요. 2016년에 '청년청'이라는 곳을 작업실로 썼는데 그 공간 안에 있는 죽은 식물들을 버리기가 아까워 복도에 설치를 해놨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전시하는 것 같다고 사진을 찍더라고요. 그 뒤로 이곳에서 식물을 키우게 되어, 겨울에 은박과 천으로 온실을 꾸미기도 했어요. 또, 텃밭 농사한 작물을 늘어놓고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무인 야채 가게'도 운영을 했었죠. 당시에는 재미있어서 한 활동인데, 생각해보니 제 공간이 생기니까 식물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것 같아요. 이렇게나 다양한 식물 활동들을 했었다니, 다시 보니 새삼스럽네요.

(좌) <청년청의 죽은 잎> (2016) / (우) 새로 키우는 식물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꾸린 <청년청 식물 온실> (2016)
직접 텃밭 농사한 작물을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무인 야채 가게 프로젝트 <청년청 야채 뷔페>(2016)


지금은 언타이틀 플랜트(UNTITLED PLANT)라는 식물 공간을 운영하고 계세요. 이곳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저는 원래 전라도의  레지던시에 있다가 결혼을 하며 서울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도시의 소음이나 자연과 멀어진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원래 오지로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코로나 때문에  년간 정주해야 하는 상황적인 여건도 있었죠. 그러던 어느 , '이곳에서 자연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신혼집 1층에  공간을 만들게 되었. 언타이틀 플랜트를 오픈하고 나니, 대학교 동기에게 "언니, 진짜 오픈했네?"라는 연락이 왔어요. 저는  기억나지 않는데, 제가 대학생  강아지풀 같은 잡초를 설득력 있게 연출해서 판매하는 가게를 차릴 거라는 얘기를 했었대요. 이후에 조경 공부도 하고, 결혼도 하고, 공간이 생기면서 이전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언타이틀 플랜트라는 공간으로 맞아떨어진  같아요.


언타이트 플랜트를 통해 어떤 일을 하려고 했나요?

처음에는 식물 쇼룸을 만들려고 했어요. 사실 좀 창피한데, 돈을 벌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예전에 조경 자격증을 땄는데 공부하는 게 재밌어서, '식물을 업으로 삼으면 내가 매번 식물을 만지고 공부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웃음) 그런데 미술을 해서 그런지 제 딴에는 상업적인 시도로서 내놓은 것들을 사람들은 창작 활동인 줄 아는 거예요. 사람들이 저를 디자이너 혹은 작가님이라고 부르고, 제가 하는 일들은 작품으로 언론에 나갔어요. 그런데 저는 한 방향으로 규정되면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지금도 제가 먼저 '작품'이라는 표현은 잘 안 써요. 언타이틀 플랜트는 누군가에게는 작품 활동이고, 누군가에게는 식물 가게예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중이에요.  


'언타이틀 플랜트'의 뜻이 궁금합니다. 특히 '플랜트(Plant)'의 뜻은 '식물'과 '공장' 두 가지의 중의적 의미를 염두하신 걸까요?

우선 뭔가 떠오를 때마다 바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했어요. 그래서 캔버스 같은 빈 공간을 만들고, 규정을 안 한다는 의미에서 '언타이틀(UNTITLED)'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의미가 고정돼 있으면 가능성이 막히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플랜트(PLANT)'는 식물이라는 뜻만 고려했어요. 이때 식물은 풀 자체보다는 자연의 개념이에요. 인공의 반대로서의 자연 말고, 돌, 물과 같은 자연물이요. 원래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고, 식물은 그러한 관심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식물이 도시에서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자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제 관심사는 식물 자체보다는 그것을 포괄하는 넓은 곳에 있어요.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언타이틀 플랜트'의 내 외부 모습 ©조미형


미메시스 뮤지엄에서 《인더스트리얼 트리(INDERSTRIAL TREE)》(2021) 라는 전시도 하셨고, 플라스틱 식물을 만들기도 하셔서, 식물 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했어요.

제가 작품 제목에 '산업', '그래픽', '플라스틱' 이런 단어를 많이 쓰는데, 비판과 긍정 양가적인 지점을 모두 가지고 있어요. 제가 조경을 공부한 뒤 콘크리트 땅에 자연을 만들려다 보니, 도매 틀에 담겨 유통되는 식물을 비롯해서 대부분이 인공 생산품인 거예요. 저는 대자연에서 공생하는 식물의 모습을 좋아해서 식물이 오브제처럼 여겨지는 게 싫었어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지금 도시 속 식물의 모습인 거예요. ‘내 주변의 자연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이러한 개념을 노골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소비하는 건 산업 식물이야. 그게 그리고 도시인들의 자연이지.’이런 개념으로 《시티 트리(CITY TREE)》라는 전시를 기획했어요.  


《시티 트리(CITY TREE)》(2021) 전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세요.

말 그대로 ‘도시 식물’에 대한 전시에요. 저는 진짜 식물을 소유하지 않은 도시 사람들에게도 자연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굿즈로 소비를 하고, 게임 속에서 정원을 만들고, 여러 형태로 자연을 소비하잖아요. 그렇다면 도시 식물은 실제 식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디자인까지 작업 범위를 넓히게 되었어요. 옛날로 치면 '조화'라고 말하는 것의 범위가 훨씬 넓어져서, 자연의 한 요소만 있어도 자연으로서 받아들이는 시대가 되었죠. 이제 자연은 이미지나 색으로만 존재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식물의 이미지를 추출하여 도시 식물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것이 ‘그래픽 트리’(*식물을 키우지 못하는 도시인들을 위해 디자인된 식물 굿즈)에요. 이처럼 도시에서 소비되는 식물이 지닌 다양한 특징을《시티 트리(CITY TREE)》전시에서 살펴보려 했어요.



도시인들이 소비하는 나무, 시티 트리의 5가지 특징

1. EASY TREE : 도시인은 키우기 쉬운 나무를 원한다.
2. HAND TREE : 도시인은 자리를 적게 차지하는 나무를 원한다.
3. PLASTIC TREE : 도시인은 살아있는 나무를 원하지 않는다.
4. GRAPHIC TREE : 도시인은 가상의 나무를 소비한다.
5. STAR TREE : 도시인의 나무는 패셔너블하다.

-《시티 트리(CITY TREE)》 전시서문 중-
현대 도시에서 소비되는 자연(식물)의 다양한 특성을 보여준《시티 트리(CITY TREE)》(2021) 전시 전경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반려식물 인기가 많아지기도 했고, 식물 시장이 지금 굉장히 뜨겁잖아요? 그 안에서 '언타이틀 플랜트'는 공장형 식물 산업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식물 산업이 앞으로 더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실내에 자연이 들어오는 데에 기술적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잖아요. 언타이틀 플랜트에만 있어도 식물 디자이너나 작가가 되겠다고 대학생들이 찾아와요. 저는 식물 생활이 얼마나 더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속에서 발전할지 상상이 안 돼요. 이런 흐름 속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기술 개발은 애초에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대기업이 못하거나 안 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식물의 다층적인 면을 살피는 기획, 규격이나 틀에서 벗어난 상태, 떠오르는 것을 바로 내놓을 수 있는 곳, 전략이 오히려 없는 것(UNTITLED)에 가까운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언타이틀 플랜트의 행보에 대해 예술계와 커머셜 모두에서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미술대학의 교육을 거치며 미술계에 있을 때는 산업에 조금만 발을 담가도 보수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술계도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저의 활동을 재미있다고 말해주어 즐겁고, 시기를 잘 만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미술계를 떠나면 내 삶이 바뀐다는 생각에 부담이 있었고, 많은 작가들이 그럴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아무도 붙잡지 않잖아요? 미술계를 떠나도 미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미술 활동을 경험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다양한 분야에서의 미술 경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트 테이너 개념이 생긴 것도 그렇고, K-pop, 영화, 무대 등 다양한 장르에서 예전에 비해 미술을 많이 활용하는 것 같아요. 미술을 이용한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과 기획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전반적인 예술 감수성이 많이 높아졌고, 더 이상 미술이 예술계만의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예술계에서 취하는 배타적인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생각하고, 모두가 예술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술, 조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계신데, 어떤 지점을 중심에 두고 활동하는지 궁금합니다.

'식물' 보다 이것을 둘러싼 현상 자체가 제 활동의 재료가 되는 것 같아요. 무슨 형태를 만들지 보다 앞으로 무엇을 공부할 수 있을지가 제게 더 중요하다 보니 아직까지는 한 분야를 고집하고 싶지 않아요. 최근에는 희귀 식물을 생산하는 농장을 찾아갔는데, 저는 그분들이 예술가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미술 생활과 식물 생활을 연동하고 있다고 말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이 분들은 한 식물이 새로운 이미지로 향하는 과정을 장기간의 프로젝트로 실행해요. 작가들이 개인전을 발표하듯 목표하는 시기까지 자기 것을 창작하고 지키기 위한 호흡이 길고 그 규모도 커요. 이런 모습을 보면 '가장 아름다운 조각을 만들기 위해서 인생을 바치는구나. 이것을 왜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저는 새로운 생각과 변화를 받아들이며 계속 공부해 나가고 싶어요. 굳이 한 분야에 머무르기보다는 제가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죠.

(좌) 언타이틀 플랜트 X DITTO TV 라이브클립(2020)_공간  / (우) BTS Garden : I purple you (2021) 언타이틀 플랜트X차품집, 차품집
(좌)《언타이틀 플랜트의 그래픽 가든》(2021),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스페이스원(식물 없는 식물원) / (우) 파르크한남 발코니 스타일링_식물, 공간디자인(2022)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무신사 테라스 라운지에서 한 《일상의 사물들》(2021)  전시요. 원래 여름에 하기로 한 전시가 코로나로 미뤄지며 가을 버전으로 준비를 하게 되었어요. 저는 예전부터 과일을 식물로 다뤄보고 싶었어요. 우리에게 제일 가까운 식물은 채소와 과일인데 우리가 식물로 잘 인지를 못 하거든요. 또 가을의 식물 하면 과일 아니겠어요? 색색의 과일 주스가 펼쳐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식물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싶었는데, 무신사에서 과일을 작품으로 받아들여 주실지 걱정이 있었죠. 예상 외로 흔쾌히 오케이 해주시고, 메시지가 부각될 수 있는 자리도 세팅 해 주셨어요. 전시장 안에 붉은빛이 퍼지게끔 빛이 제일 많이 들어오는 자리에 디스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진 이미지도 알록달록하게 잘 나왔어요. 상업공간에서 과일을 만나는 사람들의 후기나 반응도 여느 전시공간에서의 경험 못지 않게 강렬했던 것 같아요.

 《일상의 사물들》(2021)전시 전경, 무신사 테라스 라운지


마지막으로, 요즘 빠진 식물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식물 덕후를 위한 장르이자, 식물이 주는 이미지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방인 ‘합식’ 에 빠져 있어요. 보통 생장 환경 등의 이유로 화분 하나에 한 종의 식물만 키우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장치가 있어서 식물을 여러 형태로 키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양지 식물과 음지식물이 한 화분에 섞여 있으면 한쪽만 물을 주는 방법이 있어요. 필요한 일조량이 다르면 식물 조명을 한쪽만 쏘아줄 수 있는 방법도 있고요. 사실 '화분'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을 벗어난 상태예요. 하지만 우리가 도시에 살며 식물을 키우는 한 화분에 식물을 키우는 방식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게 식물 생활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질문했을 때, 저는 합식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식이나 기술, 종(種)을 고려해서 오래 살 수 있는 조합은 생각해야겠죠. 언타이틀 플랜트의 《플랜트 컬처 랜드》(2022, 5/4~7/30) 전시를 통해 오늘날의 식물들이 자연 상태를 벗어나는 과정을 장기간의 퍼포먼스로 기록할 예정인데, 이때 합식 된 식물을 다뤄보려고 해요.




Credit

기획 / 인터뷰 | 리윗-리윗(이재화 이현경)

편집 | 이재화

자료제공 | 조미형

문의 | leewithx2@gmail.com

인스타그램 | @leewithx2

ⓒ2022. leewith-leewith, Mi Hyung CHO.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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