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 피는 꽃

연기(煙氣)의 춤

by 박점복


부슬부슬 비 내려도 뿜 뿜 거리며


아랑곳하지 않겠다니. 솔솔 스며드는


또 다른 춤이다, 맑았던 그제와는 사뭇 다른.



우비 좀 없으면 어떠냐며 천방지축


흠뻑 젖어도 마냥 좋다니, 참!


장화도 한참 전 신어 두었던 터



융단처럼 사뿐히 폭격해도


두터운 눈 이불 기어코 뚫어낸다


저녁 짓는 시골, 몽글몽글 피는 꽃



빗방울 터치(touch)가 조화롭고


켜켜이 칠한 폭신한 하얀 눈이


묵직한 베이스로


때론 가녀린 소프라노처럼



하늘의 지휘 따라


요렇게 흔들, 저렇게 까닥 풍경화를 연주한다


굴뚝 위 좁다란 무대,


연기(煙氣)가 그리는 현란한 합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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