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첫 번째
파리에 도착해서 혼자 여행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정말로 발걸음 닿는 대로 걸어 다니던 날들 탓에 피로가 몸에 쌓일 대로 쌓였던 것이다. 나는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주말 같은 늦잠을 자버리기로 했다. 눈 뜰 생각 없이 오래오래 자고 싶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나의 늦잠 계획은 처참히 무너졌다. 눈을 떠보니 고작 아침 8시가 아닌가!
피로하고 몽롱한 상태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유럽 여행 동행을 구하는 카페 ‘유랑’에 접속해서 파리를 검색하고 글을 내려보았다. 나를 침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줄 사람들이 있을까. 그때 흥미로운 글이 눈에 들어왔다. 렌터카로 파리 근교를 당일치기로 다녀올 동행을 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출발 시각은 지금으로부터 30분 뒤. 이미 끝났겠구나, 생각하고 뒤로 가기를 누르려다 다시 멈췄다. 내가 사랑하는 라울뒤피가 그림을 그렸던 그곳에서 하루를 다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한 번만 연락해 보자고, 글쓴이에게 오픈채팅을 보냈다.
"저 혹시… 이미 늦은 것 같긴 한데, 지금 1명 조인할 수 있나요?ㅠㅠ"
"아 안 그래도 한 분이 아침에 취소하셔서요, 그리고 다른 한 분은 늦잠을 주무셔서 이제 나오신다고 하네요. 아직 출발 안 해서 같이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지금 일어나서.... 씻고 나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괜찮을까요..?"
"아… 음…. 잠시만 얘기해 볼 테니 기다려주시겠어요?"
잠시 후 그에게 답장이 왔다.
"네 다들 괜찮다고 해서 기다려 드릴게요. 이따 뵙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예상치도 못한 일요일의 근사한 계획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갑자기 노르망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