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몸은 언제나 남의 눈 속에서 태어나고, 또 그 눈 속에서 찢겨 나갔다.
나는 내 눈으로 나를 본 적이 없다. 나는 내 몸을 내 것이라 부른 적이 없다.
거울 속을 본다. 거울 속은 나를 본다. 그러나 나는 없다. 남의 눈만 있다. 남의 시선만 있다. 남의 말만 있다.
그 말들은 다르지만, 결국엔 같다.
날씬하다, 뚱뚱하다, 창백하다, 지쳐 보인다, 예쁘다, 아니다, 괜찮아 보인다.
그 말들은 나를 칭찬하는 척, 위로하는 척, 사실은 날카로운 금속이었다.
나는 웃음을 보려다 베이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 찔리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찢겼다.
말은 칼이고, 칼은 시선이고, 시선은 상처였다.
나는 상처로만 구성된 사람, 살점이 아니라 흉터로만 붙들려 있는 사람.
어깨는 당겨지고, 허리는 굽히고, 무릎은 꺾인다.
나는 찢기고, 꺾이고, 눌린 채로 버티고 있었다.
버티는 순간마다 또 다른 눈이 내 위에 올라탔다.
온전할 틈은 없었다. 온전한 몸은 남의 눈 속에 없었다.
내 몸은 항상 해체된 상태로만, 난도질당한 상태로만 존재했다.
밤이 오면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흩어진 내 몸은 제각각 도망쳤다.
허벅지는 저 구석에 웅크려 있고,
손은 침대 밑에서 떨고 있고,
얼굴은 벽에 걸린 그림처럼 붙박여 있었다.
나는 그 흩어진 조각들을 다시 모으려 두 팔을 뻗었지만,
팔은 내 팔이 아니었고, 가슴은 내 가슴이 아니었고,
얼굴은 도무지 내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낯설었다. 나는 너무 낯설었다. 나는 끝내 낯설었다.
그러나 나는 안았다.
너덜너덜한 살을, 덕지덕지 붙은 단어를, 냄새 나는 상처를,
안았다, 안았다, 또 안았다.
안지 않으면 흩어질 것 같아서, 안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아서.
나는 끈적거리는 채로, 무너진 채로, 거울 앞에서 껴안았다.
거울 속의 나는 나를 모른다. 나를 비웃는다. 나를 부정한다.
그럼에도 나는 무릎을 꿇는다.
깨진 파편을 하나하나 주워 모으며,
흘러내린 어깨를 붙잡으며, 떨어져 나간 얼굴을 다시 맞추며,
나는 내 몸을 내게 돌려주려 한다.
그러나 알았다.
가엾은 몸이란, 남의 시선에 난도질당해 흩어진 살덩이가 아니라,
그 흩어진 잔해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거울 앞에서 끈질기게 껴안고, 껴안고, 껴안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 거울 속의 나는 천천히 흐려졌다.
안고 있었으나, 사라지고 있었고,
사라지고 있었으나, 여전히 내 품에 있었다.
나는 없는 몸을 껴안았고, 없는 몸은 여전히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