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엄마! 오늘 나는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 같은 심정이야. 엄마 손을 놓쳐 버려서 공포에 빠져 버린 어린아이.
공포라는 감정이 얼마나 큰 싱크홀 같은지 아이로서 어떻게 해야 지나갈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는 상황이야. 게다가 심장이 콩닥거리고 식은땀까지 견뎌야 해.
더 심각한 문제는 아이가 죄책감까지 짊어지고 있는 거야. 한 눈 판 대가라는 생각. 물론 그 아이는 나야 엄마.
나는 왜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기만 하는 걸까? 왜 이렇게 어설프기만 한 거지? 그게 언제나 궁금했었어.
나는 왜 엄마 마음에 드는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야.
엄마에게는 잠깐의 바람 소리처럼 스쳐갔을 테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 옷을 벗지 못하고 있어 엄마. 심지어 그 옷이 너무 무거워. 벗어 버리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실패야.
오히려 비 맞은 옷처럼 내 몸에 찰싹 달라붙은 것 같아.
엄마 나는 정말 엄마 마음에 드는 아이가 되고 싶었어요. 엄마는 똑똑한 아이를 좋아했으니까 나도 공부 잘해서 칭찬받고 싶었어. 그리고 엄마가 바라는 외모의 아이들이 늘 내 자리를 넘보고 차지할 것만 같아서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몰라. 그 불안이 옷만 바꿔 입고 아직까지 나에게 뱀처럼 다가와 엄마. 선악과를 먹어 보겠느냐고 말이지. 나는 먹고 싶어 져 엄마. 나는 늘 엄마 마음이 궁금했고 엄마 비위에 거슬리고 싶지 않았거든. 지금도 같은 유혹이 반복되지만 나는 이기며 살아갈 용기가 없어. 미움받을 용기.
엄마는 나를 미워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겠지만 나는 엄마의 사랑을 언제 받게 될지 몰라서 불안했어.
그리고 엄마가 주는 사랑은 나에게 너무 초라하기만 했어. 나는 늘 부족했고 영양실조 상태였어요. 지금도 그 후유증이 커.
물론 엄마도 나에게 받은 상처가 많다고 화를 낼 거야 아마도. 그런데 그것도 엄마가 쐈던 화살이야. 내가 맞고 쓰러졌었던 화살. 아직도 내 곳곳에 꽂혀 있는. 여전히 많이 아파. 가끔 그곳들이 건들어지기라도 하면 내 온 얼굴과 사지가 뒤틀리곤 해. 지금이라도 엄마가 쏜 화살들을 빼내 줘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엄마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빼낼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어. 그런데 엄마, 그렇게 멀리 서는 당연히 안 보여요. 가까이 다가오면 내 상태가 훤히 보일 거야. 누더기가 된 내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