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드라마
"
아빠
고마워
사랑해
좋은 데 가세요
걱정하지 마
"
마치 연극 같았다.
내 대사는 자연스러웠다.
연기 잘하는 배테랑 배우 마냥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컷'
오늘 감정씬 좋았어.
이제 집에 돌아가자.
아빠 집에 가자.
우리 아빠가 왜 여기에 누워계신 걸까?
낯선 그 모습을 보는데
아무리 봐도 우리 아빠가 맞다.
어떻게 된 일이지?
숨을 좀 크게 몰아 쉴 뿐,
잠들어 계신 듯 편안하게 눈을 감고 계셨다.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있는 것만 같다.
늘, 각질에 시달리던 못생긴 아빠 발을 이불로 덮어드렸다.
혈액순환이 안돼서 고생하더니 또 빠져나와있네 발 시리면 안 돼요.
손도 잡아본다.
넓은 품에 안기어 본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이토록 멀쩡한데,
왜?
왜지?
면회는 그렇게 짧게 끝이 났다.
내가 본 살아 계신 마지막 모습이었다.
담당의사가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그 의 입에서
만약 아빠가 돌아올 수 있다면 그건 '기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제까지 기적이란 말은 희망을 의미하는 건 줄 알았다.
바보같이.
기적의 동일어는 '가능성 없음'이라는 걸
그 단어를 마주하고야 통감한다.
그 순간, 아빠가 고통을 느끼지 않음에 감사할 수밖에
이토록 덤덤함은 희망이 없기에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 그러니까.
지금부터 할 일은 아빠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뿐이래.
연극무대의 불은 꺼졌다.
떠날 수 없는 관객들은 텅 빈 객석에 앉아
꿈을 꾸듯 악몽 속을 헤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