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Sep 15. 2022

뭐하러 걱정까지 가불해

걱정 가불 하지 말아야지

걱정을 뭐하러 가불해!

단골 카센터가 있다. 세어보니 8년이나 되었다. 흰 백발의 사장님은 책 읽기는 좋아하시고 유쾌하시다. 가끔 오가며 영업하시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어느 날 노란색 건물이 바로 옆에 들어서고 있었다. 시간에 지남에 따라 노란색 건물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바로 타이어뱅크.


'사장님 타이어도 취급했던 것 같은데..'


엔진오일을 교체할 시기가 왔다는 알람이 차에서 반짝인다. 카센터로 방문하라는 신호다. 그래서 들린 카센터에는 여전히 큰 목소리로 환영하는 사장님이 계신다.


"왔어? 차에 무슨 문제 있어?"


"아뇨 엔진오일 교체하러 왔습니다. 추석을 잘 보내셨어요?"


"그럼 잘 지냈지. 추석 때도 영업했어.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서 말이지."


사무실로 들어가 기다리라는 사장님의 말에 따라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크로스백에서 읽던 책을 꺼내 읽으며 기다렸다. 20분쯤 지났을까? 계산을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이 틈에 궁금하던 노란색 건물에 대해 여쭤봤다.


"옆에 타이어뱅크 왔는데, 괜찮으세요?"


"아~ 그거. 내가 가지고 있던 타이어 그쪽으로 다 넘겼어. 그 친구들이랑 잘 지내야지. 나보다 타이어 전문가 기도하고. 그리고 거기선 차량 정비가 안되니까, 타이어 보러 왔다가 차 정비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쪽으로 보내 주겠지."


역시 대인배 사장님이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염려는 되었다. 걱정스러운 내 눈빛을 알아차리신 걸까? 카드와 영수증을 건네주며 한마디 하셨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생각하면 되지. 뭐하러 걱정까지 가불해. 난 가불 안 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나를 환송해주셨다.




"뭐하러 걱정까지 가불해. 난 가불 안 해."

그 말이 가슴에 참 오래갔다.


나는 종종 걱정을 가불 한다. 가불 된 걱정은 현재의 불안으로 교환된다. 사장님은 아직 오지 않은 그리고 안 올지도 모를 걱정 따윈 신경 쓰지 않으신다. 그런 의연한 태도는 한순간에 나온 건 아닐 테지만, 나도 흉내 내고 싶다.


"걱정 가불 하지 말아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