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L PROBLEM
우리가 대륙에 머무른 뒤 5월 3일 마이링겐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기까지 복잡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곳에서도 쓴 바 있기에 여기서 반복할 생각은 없다. 이 이야기의 목적은 이미 말한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내가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니까.
그러므로 나는 여기서 우리가 의도했던 대로 도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모리아티를 우리의 길에서 몰아내기 위해 켄터베리에서 예정된 기차와 짐을 버린 채 뉴헤이븐에서 대륙을 향해 항해했다는 것을 간략히 일러두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모리아티가 예상했던 대로 파리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디에프에 도착했고, 거기서 다시 우리는 브뤼셀로 향했다.
거기에 다다라서야 나는 메리에게 전보를 보냈다. 나는 내가 떠날 적의 놀라운 상황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전달하지 않았다; 내가 작성한 내용이라 봐야 다음과 같았다.; '짧은 휴가를 위해 대륙으로 급히 떠났소. 괜찮다면 방문 기간을 연장하도록 해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줄게요. S.H.가 안부를 전합니다.' 적어도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알면 내 체류 기간이 길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걱정할 가능성이 줄어들 거라 확신했다.
브뤼셀에서 이틀을 보낸 후 우리는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했다. 거기서 홈즈는 모리아티가 그물에서 빠져나갔다는 전보를 받았다. 경찰이 그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을 잡은 상태였지만 홈즈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당연히 내가 이 나라를 떠나있을 때라면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을테지." 그는 그렇게 쏘아붙이며 전보를 창살에 던져넣어서 살레아망에르 호텔에 있던 주변 손님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로선 상황 자체를 그들 손에 넘겼다고 생각했었네."
나는 손가락과 엄지손가락 사이로 롤빵 한 조각을 으스러뜨리는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그는 지난 사흘 동안 똬리를 튼 용수철마냥 긴장해 있었고 나는 그런 그의 극단적인 반응이 두려웠다. "자네가 보기에 그는 지금 어디 있을 것 같은가?" 내가 물었다.
"우리의 흔적을 따라가고 있을걸세. 그가 나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지. 그리고 자네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군, 왓슨."
"뭐? 재판이 끝날 때까지 여기 있는 걸 바라는 줄 알았는데, 여기가 더 안전할 거라고 하지 않았나?"
"그야 만일 모리아티가 경찰에 구류되어 있었을 경우에 그렇다는 걸세. 그 경우라면 그의 유일한 복수 수단이라는 게 증인석에서 자네의 명성을 망치려고 시도하는 것일테지. 그러니 그는 더 큰 물고기를 쫓고 있는 걸세. 그는 나에게 복수하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거든. 우리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가 분명 그렇게 이야기했고 나는 그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네. 그러니까 내 말은, 친애하는 친구여, 자네가 나와 함께 하지 않는 편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걸세."
나는 테이블 너머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길을 피했다.
"자네가 위험에 처했는데 어찌 내가 자네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속삭였다.
홈즈는 다가오는 웨이터를 곁눈질했다.
"자, 왓슨. 논리적으로 생각해보게, 옳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진하게 토론해보세. 그들은 여기에 훌륭한 지하 시설을 만든 것 같거든. 샤토라피트 한 병이라도 할까?"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거의 두 시간 동안 그 질문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나는 그 무엇도 그를 떠나도록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무엇을 먹었는지 평생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손에 든 잔 속의 와인이 입안에 감돌 때 느껴지던 포도주 맛과 공포가 뒤섞이던 감각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홈즈는 논리적이면서도 온화해서 나를 괴롭히려 들지는 않았다. 나는 - 나는 확신하건대 - 내 헌신이 분명 그를 감동시켰으리라 생각했는지 그의 일에 나를 끌어들인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즉시 영국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자신의 양심에 찔릴 것만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나의 존재가 그에게 남겨진 유일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단호함을 잃지 않았고, 그날 밤 우리는 다시 여행을 시작하여 제네바로 순조롭게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고, '그에게 남은 유일한 목표'에 대해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는 날카로움이 서려 있었는데, 그것은 그의, 혹은 나의 위험보다도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론 계곡을 돌아다니며 겜미 패스를 넘어 인터라켄을 통과했던 일주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발행한 책에선 일명 '매혹적인 일주일'이라 일컫던 기간이었다. 우리 주변의 아름다움은 여유롭게 걷는 휴가를 위한 목가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애용했던 작은 호텔은 깨끗하고 친절하며 고풍스러웠다; 나는 얼마나 자주 홈즈와 함께하는 그런 일주일, 그런 여유로움, 그런 사생활, 그런 풍경을 꿈꿔왔는지 모른다. 우리는 포도밭과 과수원 사이를 거닐었고 신의 경사면은 거의 깎아지른 듯 솟아 있었으며 눈 덮인 높은 곳에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과 함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저녁에는 보통 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호텔 샬레-아-구유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곤 했다. 밤에는 잠들지 않고 누운 채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아침에는 커피와 따뜻한 크루아상으로 식사를 하고 다 한 번 봄날의 상쾌한 즐거움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상황이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고통스러울 만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회에 모리아티 교수가 없다는 확신이 주어진다면 자신의 경력을 유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홈즈의 끊임없는 언급은 늘 나를 놀라고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의 마음 한 켠에서 나는 그의 자기 파괴적인 감정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집착을 가볍게 여기면서 그도 그렇게 느끼게 하려 노력했다. "홈즈, 자네는 정말 허영심이 많군." 어느 날 밤 그가 런던은 그의 존재가 더 달콤하게 느끼도록 하며 만약 그날 밤 그의 기록이 닫힌다면 그는 평정심을 가지고 그곳을 조사할 수 있을 거라는 짧은 연설을 끝맺을 때 나는 그렇게 말하였다. "내 생각에 자네는 자신을 거의 메시아와 빛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 자네는 단지 영광의 불꽃 속으로 나아가고 싶을 뿐이지. 그것이 평범한 필멸의 인간인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되겠는가? 자네는 모리아티가 유일무이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나는 그의 자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비어있지 않을 것이라고 기꺼이 내기도 걸 수 있다네. 그렇게 된다면 수줍음 많고 자만심 강한 자네는 하는 수 없이 은퇴 생활을 그만둘 수도 있게 될 거라 생각하네."
나는 어둠 속으로 천장의 희미하게 창백한 빛깔을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그가 빠르고 짜증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적에 침대 스프링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돌리면 한 쪽 팔꿈치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는 그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였다.
"자네는 상황의 실체를 파악하길 거부하고 있군, 왓슨." 그가 말했다. "모리아티는 그의 천재성 때문에라도 독특한걸세."
"아, 그래. 자네만이 필적할 수 있는 천재란 말이지. 자넨 역시 허영심이 많다니까, 홈즈."
"나는 헛소리를 하는 게 아니란 말일세." 그가 쏘아붙였다. "나는 단지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일세. 거짓 겸손에는 미덕이 없다네, 왓슨. 살아있는 사람 중에 그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안다네. 그를 극복하는 것이 내 경력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매우 진실하다네. 그리고 나는 내 경력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 인생을 잘 보냈다고 생각할 정도라네."
내 목이 조여오는 기분이 들었다. "허튼소리 말게나, 홈즈. 만일 자네가 목숨을 잃고 그가 목숨을 부지한다면 어쩔 텐가? 자네는 그가 자네와 동등하다고 말했잖은가. 무의미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단 말일세."
"하지만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잖은가, 왓슨. 늘 그런 위험은 도사리고 있고 말일세."
"사회란 건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단 말일세!" 내가 사납게 외치는 바람에 우리 둘 다 놀라고 말았다. "이건 자네와 그자 사이의 개인적인 싸움이고 자네는 사회나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네. 자네는 그를 최고로 만들려는 필요에 사로잡혀있을 뿐이라네. 명백하잖은가."
"자네야말로 허튼 소리하지 말게, 왓슨." 그가 쏘아붙이고는 내게서 돌아서서 시트를 귀까지 걸쳤다. 나는 늘 그러했듯이 우리의 두 침대 사이 공간을 가로질러 그가 담요 밑에 만든 혹의 윤곽과 배게 위의 검은 머리카락에 스민 충격을 응시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몇 번 심호흡을 했다.
"홈즈, 내가 자네의 안전을 걱정한다는 단순한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나는 어둠 속에서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였다.
"나는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네." 웅얼거리면서도 위엄있는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 그렇지 않다네. 자네는 너무 많은 정신적 긴장을 받고 있다네. 건강이 좋지 않단 말일세, 홈즈. 나는 알 수 있다네. 자네는 그저 불필요한 위험에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상태에 있을 뿐이네."
"날 간호하려 하지 말게나, 의사 양반. 나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단 말일세."
그 말들은 이어진 침묵 속에서 우리 사이를 맴돌기만 했다.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다시 말했다.
"그래도 난 자네가 필요해. 내 생각은 한 번도 해주지 않는 건가, 홈즈? 아니면 모리아티가 이 모든 것을 가려버리기라도 한 건가?"
나는 그가 몸을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는 내가 필요한 게 아니야, 왓슨. 자네는 나 없이도 완벽하게 잘 지내고 있잖나."
아주 잠깐의 침묵이 지나간 뒤 나는 조용히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하고 말했다.
"추론해냈지." 그가 말했다. "자네의 생활 방식에서 말일세."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그는 대답하지 않았고 그 침묵 자체가 날 화나게 했다.
"자네는 내가 편의상 결혼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결혼했다는 것을 자네는 잘 알고 있잖은가." 나는 씁쓸하게 대답했다.
"내 명성은 그 자체로 충분히 제 기능을 하네만."
나는 화가 난 채로 침대에 앉아서 그를 향해 돌아섰다. 나는 우리 사이의 공간에 대해 분명하고 고통스럽게 말했다.
"좋아, 그럼. 나는 자네를 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결혼했다네. 이제 만족스러운가? 나는 이대로 살 수 없었기 때문에 결혼했단 말일세. 그리고 자네는 내가 자네를 불합리하게 버린 것처럼 행동하는군. 자네는 내가 가정의 행복에 빠져 뒹굴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잖은가. 자네는 분명 메리와 내가 순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걸세. 그것이 자네가 그토록 반대하는 생활 방식이란 말인가? 이것이 자네 추론에 의하면 내게는 자네의 우정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단 말인가?"
나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결혼 전부터 그렇게 솔직하게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의 대답이 나왔을 때 나는 완전히 놀라고 말았다.
"내가 말한 것은 자네의 결혼이 아니라네." 그가 말하였다.
나는 베개 위에 다시 쓰러져 가만히 누웠다. 어둠 속에서 방이 빙빙 도는 것이 느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할 말이 떠올랐다.
"자네 정말 미쳤군." 내가 마침내 말하였다.
"그와는 반대로, 완벽하게 논리적인 추론이라네."
"내가 자네와의 관계보다 다른 관계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걸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보기에 자네는 그저 우선순위대로 선택한 것 같네."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다시 한번 그를 보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네가 그토록 경멸하는 이런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 어떤 동기를 내게 줄 수는 없는 건가? 자네는 자네 자신의 것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가? 코카인에, 야망에, 집착이?"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자네 내게 불가능한 걸 요구하는군."
"자네야말로!"
나는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내 뺨은 젖은 베개에 닿아 있었다. 그의 이기심, 유치함이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가 불균형하고 편집증적인 정신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그가 잠자리에 드는 소리를 들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어쨌든 나는 마지막 말을 해야만 했다.
"왜 우리가 계속 서로를 고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네." 내가 말했다. "가끔은 다시 만나지 않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대답도 없이 차분한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혀를 깨물기에도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