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하여

[근사한 문장 no.4]

by 아트필러

난 대성통곡을 하는 와중에 생각했다. 언젠가 이 일도 참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겠지.


-「내 인생은 로맨틱코미디」, 노라 에프런


저널리스트,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에세이스트. 노라 에프런의 이력은 작가라면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일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음에도 그녀의 영화와 글에는 언제나 솔직한 유쾌함이 있다. 글에서 '솔직함'을 추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픽션과 논픽션 모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쓰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작가라면 글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되 노골적이거나 단순하거나 교훈적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픽션을 쓸 때 경험 속의 나 자신이 캐릭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물이 느끼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플롯과 설정은 작가가 만들어냈고,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둘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작가로서 뛰어난 사람은 경험을 이야기로 윤색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작가는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그런 글쓰기 감각을 타고난 이야기꾼인 것이다. 그리고 색이 뚜렷한 작가는 경험을 녹여내는 방식이 독특하고 일관적인 이야기꾼이다. 소설과 비소설 사이에 존재하는 아니 에르노의 글은 솔직함의 측면에서 탁월하다.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의 것을 세련된 방식으로 묘사해 낸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도 본인의 생각이나 경험의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정말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종종 작가 본인이 만화 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유브 갓 메일> 등 그녀의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들의 매력은 언제나 감정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기쁘면 진짜 웃고, 슬프면 진짜 우는, 단순하고 명확한 인물들이다. 그래서 망가지고 바보 같은 행동을 해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작가는 진심으로 대성통곡하는 기회를 캐릭터에게 양보해야 한다. 노라 에프런처럼 슬퍼하는 와중에도 소재를 떠올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샐리가 전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하는 장면을 아주 좋아한다. 샐리가 아이처럼 펑펑 울고, 해리가 다정하게 위로해 주는 모습에서 친구 사이의 미묘한 설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중에 에세이를 읽었을 때 노라 애프런의 경험이 반영된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람피운 애인의 여자의 애인을 만났던 일이다. 경험의 모든 것을 플롯에 반영하기보다, 그 감정의 일부를 슬쩍 가져와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놀랍다.


그녀처럼 멋진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서는 매일 써나가는 수밖에 없다.

나도 언젠가는 글에 나만의 솔직함이 담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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