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적응해야 하는 거야

코로나19는 새로운 장애물일 뿐, 취준생은 언제나 '존버'하는 존재였다

by 코로나기

코로나19는 취업시장에도 큰 변화를 몰고왔다. 대규모 공채가 중단되고 상시채용으로 전환한 기업이 늘어났다. 각종 자격증 시험도 연기 또는 취소됐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랜선 면접’도 등장했다. 게다가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기업은 신입 채용을 미루며 바늘구멍 같던 취업이 더더욱 어려워졌다.


취업을 준비하는 환경도 크게 변화했다. 거리두기와 집합금지로 학원이 문을 닫거나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기도 어려워졌다. 계속 바뀌는 방역수칙탓에 루틴을 만들기 어려웠다. 마스크는 안 그래도 답답한 숨을 더욱 옥죄었다.학원가에 밀물처럼 들어온 취준생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코로나19 시국에 졸업을 앞둔 취준생에게 코로나는 격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취업한파라는 벽 앞에 코로나19는 작은 장애물에 불과했다. 그의 말대로 취준은 코로나19 이전이나 지금이나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취업 시장에서 ‘슈퍼을’인 취준생이 생존하는 방법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마스크가 뉴노멀이 되었듯, 코로나19가 바꾼 취업 시장도 결국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측이 취준생의 어려움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인터뷰이: 박성훈(27, 취준생)

인터뷰 일시: 2021년 2월 27일

인터뷰어: 유하빈


Q.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나


A.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자격증이나 기업 알아보기 같은 것은 조금씩 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내고 시험을 준비한 지는 한 달여 됐다. 사실상 코로나 확산과 함께 취업 준비를 시작한 셈이다.


Q. 요즘 주로 하고 있는 취업 관련 활동은 무엇인가


A. 자격증과 인적성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원래 스터디원을 구해 함께 공부하려고 했는데 모일 수가 없는 상황이니 혼자 공부하는 중이다.


Q. 원래 인터넷 강의로 공부했나? 아니면 코로나 상황 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듣게 된 건가


A. 원래 나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 변화가 있다. 원래는 대면 현장 강의를 녹화했는데 지금은 완전 비대면 강의로 전환됐다.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도 전부 온라인 강의로 전환됐다고 한다. 현장감이 사라진 수업을 듣고 있으면 아쉬움이 많다.


Q. 취업 스터디를 진행하지 못해 겪는 아쉬움과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A. 스터디라는 게 같이 공부하는 의미도 있지만 정보 교류하는 목적이 크다. 혼자만 모을 수 없는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 받는 것도 있다. 아쉬운 대로 온라인 스터디를 꾸려볼까 하는데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만나면 스터디의 장점이 많이 사라진다. 직접 만나면서 약속을 잡으며 하루의 루틴이 만들어지는 것도 있고, 만나서 얘기할 때 더 효과가 좋다고 느껴진다.


Q. 취업 준비에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 없는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을 텐데.


A.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취준 비용은 부모님이 지원해주신다. 오히려 비용은 많이 줄었다. 학원을 가거나 스터디를 하면 카페도 가야하고, 외식도 하게 되는데 식비가 줄어드니 생활비 측면에서는 코로나 이전 보다 더 적게 쓰고 있는 것 같다.


Q.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졌다.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은 운영시간 제한이 생겼고 카페는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도서관도 문을 닫았다.


A. 가장 힘든 부분이다. 원래 도서관에서 공부했는데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집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집중하기도 힘들고 답답하다. 그렇다고 밖에 나와서 공부하는 게 편한 것도 아니다. 마스크를 써야하니 숨쉬기 힘들어 집중이 안 된다. 집에 있으나 밖에 나가나 공부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Q. 시험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갑자기 변경된 적은 없는지


A. 자격증 시험이 코로나 확산 초기에 거의 다 취소됐다. 졸업도 미뤘다. 코로나 때문에 휴학을 했었다. 휴학한 김에 자격증 준비를 했는데 시험이 다 취소돼 당황스러웠다. 결국 예정일보다 2~3달 미뤄져 시험을 치르긴 했지만 취업 일정이 꼬였다. 어찌 보면 6개월 정도 손해를 본 셈이다.


Q. 어느 분야의 취업을 생각하고 있나


A. 해외영업을 생각 중이다. 해외로 나가 취업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Q. 원하는 직무가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A. 아무래도 그렇다. 항공길이 막힌 상황이라 해외 취업은 잠정 포기상태고 한국에서도 해외영업직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 분야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걱정이 될 것 같다. 언제 또 지금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하는 수 밖에 없지 않겠나.


Q. ‘랜선 취준’이라는 말이 생겼다. 온라인 면접, 언택트 전형을 경험한 적이 있나.


A. 두 번 온라인 면접을 봤다. 장단점이 확실하다. 집에서 면접을 하니 마음이 편한 게 큰 장점이었다. 면접 시작 전까지 충분히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어떤 친구들은 예상 질문과 답변을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놓고 면접을 보기도 한다 들었다. 단점은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분위기를 읽기도 어렵고 말이 겹치기도 하니 불편했다. 또 마음이 편하다는 게 역으로 단점이기도 했다. 역량을 끝까지 끌어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더라도 상하의 복장을 다 갖춰 입고 준비한다. (웃음) 이렇게 하면 조금 긴장감이 생긴더라.


Q. 코로나19가 바꾼 취업 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기업들이 공채를 축소했는데 코로나19를 이유로 들며 평소에 시행하고 싶었던 상시채용과 채용 규모 축소를 조기에 도입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취업을 준비하며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결국 적응해야 한다. 취업 시장에서 취준생은 을에 놓여있다. 기업이 언택트 면접을 한다면 그래야 하는 거고, 상시채용이 대세가 되면 거기에 맞춰 일정을 조율해야 할 것이다. 취업준비는 코로나19 이전이나 이후나 힘든 건 마찬가지다. 취업한파라는 상황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 취준생이 할 수 있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존버’하는 거다.


Q. 앞으로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알 수 없는 전염병들과도 인류는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인류가 바이러스와 슬기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보는지.


A. 조금 전 질문의 답변과 같다. 적응해야 한다. 지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배운 것들을 통해 또 다른 전염병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삶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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