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나의 인물사진은… 나에 관한 것이다.

by Mhkim





“My portraits are more about me than they are about the people I photograph.”

“"내 초상사진은 내가 찍는 사람들에 대한 것보다 더 많이 나에 관한 것이다."

- Richard Avedon


이 말이 무엇인지 그때는 몰랐다.

내가 이 글을 첨 본 것은 삼 년 전 (10/25일 2022년) 이태리 밀란에서 열렸던 리처드아비동(20세기 중반 미국의 패션사진과 초상사진에 한 획을 그은 사진작가)의 사진 전시회에서이다. 그날은 마크드파올로를 처음 만나 그와 일주일간의 패션사진 워크숍을 마친 담날이었다. 비행기 스케줄덕에 팀들이 다 떠나고 하루 동안 혼자남아 빈 시간을 땜빵하느라 누군지도 모르는 리처드아비동의 전시회에 갔었다. 두오모 옆, 지금은 파인아트미술관으로 사용되는 1800년대에 지어진 밀란의 왕궁 건물이었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높은 벽에 커다랗게 걸린 이 글귀를 보았다.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어 여러 번 읽었다. 내 영어 실력이, 독해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당혹감마저 들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어떻게 내가 찍는 사진이 나의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에 관한 것이지? 내 셀피를 찍는 것이 아니라 내 대상을 찍는 것인데 왜 나에 관한 것이라 하지? 그 의문이 풀리기까지 삼 년이 걸렸다.


(아비동의 패션 사진과 그가 찍었던 보그지 표지사진들)


사진공부를 시작한 지 삼 년이 지나서야…

오늘 아침 나의 두 번째 인물사진의 연재를 마치면서 에필로그로 무슨 글을 쓸까 하고 별별 주제를 다 생각했다. 지난 일 년간 써온, 공부를 시작한 지 삼 년 된, 인물 사진 수업을 관통하는 주제가 무엇이었을까? 갑갑한 생각에 이제까지 무슨 글을 써왔지 하며 들춰본 내 브런치 스토리들에서 작년 이맘때쯤 포스팅한 인물사진 첫 번째 글의 마지막 부분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표지에 포스팅한 이 사진과 함께였다. 솔직히 일 년 전 그 글을 쓸 때도 아비동의 말 뜻을 확실히 몰랐다. 그랬던 문장이 오늘 아침 나의 머리에, 내 가슴에 꼭 와닿았다. 영어가 문제였던 게 아니라 사진에 대한 나의 이해력이 모자랐던 것이다.


아비동의 그 말이 속속들이, 뼈가 사무치도록 이해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진사들이 사진기와 렌즈를 통해 대상의 객관적인 모습을 찍는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들이 보게 되는 것은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시각이다. 특히 인물사진에서는 말이다. 나의 결론은 어느 사진사가 찍은 인물사진은 그 사진사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마크 맨(Mark Mann)이 본 고뇌어린 존의 모습(아래 왼쪽)이 아닌 내가 본 맘씨 좋은 존 크라이들러의 모습(아래 오른쪽)같이 말이다.



지난 삼 년간 내가 배워온 인물사진은 대상이란 객관적인 모델을 통해 내 주관적인 마음을 챕쳐해오는 연습이란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나는 어느 누구의 인물사진을 찍었다 생각했는데 진실은 나 자신의 마음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 내면의 마음을 찍어보려 한다.

모델이 되어준 친구 M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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