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베란다에 심은 해바라기꽃을 기다리며
꽃은 빨리 필 수도 더디게 필 수도 있다. 다만 꽃이 피는 때가 다 다를 뿐이었다. 우리가 꽃이라면 우리도 빨리 필 수도 있고 더디게 필 수도 있겠지. 남이 먼저 피었다고 부러워 할 필요도 없고 내가 먼저 피었다고 뽐낼 필요도 없다. 내 꽃이 더디게 핀다고 조바심을 가지지 말고 그저 기다려야지. 다 때가 다른 것이니.
다만 그저 존재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더디게 피워 내 속을 태운 작고 보잘것 없는 해바라기 꽃을 보며
나는 꽃 대신
벌레 먹은 잎사귀를 쓰다듬어 주었다.
애썼구나.
그리고 애쓴 나도 쓰다듬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