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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Dec 26. 2023

내가 죽은 날

내가 오늘 죽지 않은 건 그저 우연에 불과하지

오늘도 누군가 죽었다 운명도 맥락도 없이

합주실에서 꽈과광 연주하고

거리로 나와 담배를 피운다

그저 폭격이 없는 날이라서

화약 연기가 자욱한 날이 아니라서


자전거를 배우던 참기름집 앞에서 내가 죽었다면 어땠을까

초등학교 앞 분식집에서

녹색 멜라민 접시에 담긴 떡볶이를 먹다가 죽었다면?

이렇게 매일을 살고 있는 게 이상하고 찝찝했다

거리는 차가운데 하늘은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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