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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와 아빠의 제주여행#2_헬로키티 방문기

by 오인환


보통 아빠들보다는 하는 게 많은 것 같다.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하다 보니, 나의 계획 중에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계획은 왜 없을까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목표는 '주 1회 여행 다니기'다. 요즘 코로나 여파로 여행 다니는 일이 많이 꺼려진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관광지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없다. 오늘은 '제주 헬로키티 아일랜드'를 방문했다.


연중무휴에 매일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오픈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욕조 통에 쌍둥이 녀석들을 넣어 놓는다. 대략, 외출 준비를 하고 나면, 아이들이 한창 물놀이 중이다. 따뜻한 물이 아이가 앉았을 때 가슴 높이까지 받아서 논다. '목욕'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물놀이'라는 표현을 쓴다. 물놀이는 일주일에 많으면 5번 이상은 하는 듯하다. 욕조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컵이며, 칫솔, 장난감 들을 풀어놓는다. 주스를 얼려 놓은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주면, 신나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이가 논다. 아이가 씻고 나오면, 잽싸게 옷을 입힌다. 옷은 치마여야 한다. 몇 년 전, 우연하게 '겨울 왕국'을 보여주고 난 뒤부터, 아이들은 '안나 공주 같아?' 하며 항상 입은 치마를 자랑하곤 했다. 그때부터, 머리핀과 치마는 무조건 취해야 하는 애장품이 되어버렸다. 참 이상한 게, 나는 겨울왕국을 보면 '엘사 여왕'이 생각나는데, 애들은 '안나 공주'가 매력적이었나 보다.


요즘은 자기들끼리 침실 문을 두들기면서 '나랑 눈사람 만들래?' 하고 '저리 가~' 놀이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문에 손이 접지를 까 봐 불안해서 야단을 하기도 했다. 뭐라고 둘이서 꽁냥 꽁냥 하더니 문을 안 열어주는 게 안 좋아 보여서 혼낸 적도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겨울왕국에 나오는 장면을 지들끼리 놀이로 삼아하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는 한 시간 정도를 이동하면 헬로 키티 박물관이 나온다. 이동하는 한 시간 동안, 아이들은 차에서 콩순이 영상을 본다. 핸드폰 영상을 안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가 않다.


아침에는 날씨가 꾸물 꾸물하더니 좋지 않았다. 콩순이 영상에 푹 빠진 아이들은 빨래를 널어놓은 보일러 킨 방 같은 날씨를 반기지 않을 듯했다. 주차장에 들어왔다. 도착 시간은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차를 주차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키티를 발견한 듯했다. 갑자기 다율이가 소리친다.

'똑같잖아!'

요즘 말을 겨우 배우는 아이들인데, 똑같다는 표현을 무슨 뜻인지 알고 썼는지 알 수는 없으나, 계속해서 똑같다는 말을 반복한다. 쌍둥이들이 흥분하여 차에서 내리려고 난리도 아니다.

쌍둥이들에게 키티 관련된 영상이나 그림을 보여 준 적이 없다. 실제로 '헬로키티'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로 자그마치 1975년 탄생된 캐릭터다. 내가 어린 시절에도 이미 나보다 이모뻘인 헬로키티를 아이들이 좋아하려나.. 싶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이 나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단순하게 생겼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긴 새끼 고양이 캐릭터의 자산가치는 1조 5천억 엔이 넘는다. 한화로 해도 약 20조 원이다. 대한민국 코스피 상장사인 '현대차'의 시총이 23조 원 수준이니.. 잘 만든 문화 콘텐츠 하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빌 게이츠가 현금 6조를 제시하며 디지털 판권 전체를 사겠다고 제안한 적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헬로 키티의 제품을 광적으로 사모은다고 한다.

핑크빛 외관에 리본이 달려 있다. 참으로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나와 아이들은 도민 할인을 받고 저렴하게 입장했다. 직원 분의 말로는 우리가 첫 손님이라고 했다. 들어가니, 박물관 전체를 빌린 듯 신비로울 정도로 조용했다. 우리가 오전 내내 머무는 동안 손님은 거의 없었다.



키티는 사실 고양이다.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요물로 취급했다. 오래전부터, 고양이는 한국에서 환대받지 못한 불운의 동물이다. 하지만, 일본은 고양이를 친근하게 생각한다. 되려 집에 복을 불러오는 동물로 생각한다. 이는 고양이 성향과 일본인의 성향의 공통점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일본에는 '이치닌 마에'라는 말이 있다. 직역을 하자면, '한 사람 앞'이라는 뜻인데, 한 사람이 자신의 앞에 놓인 일에 대해 그 몫은 다 해야 한다는 의무를 말한다고 한다. 비슷하게도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자신의 생활 범위를 정해놓고 산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조용조용하지만, 자신의 일은 야무지게 해내는 것을 보면, 일본인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그 비슷한 모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1950년부터 미국의 만화가 찰스 먼로 슐츠는 '피너츠'라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비글 한 마리가 나오는데 그 비글의 이름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누피'이다. 이는 미국 만화계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캐릭터 중 하나이다. 스누피는 '개'의 특성을 갖고 있다. 성별은 수컷이며, 충실하고 마음씨 좋고 상상력이 풍부한 강아지이다. 이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미국인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다. 1970년 대가 들어가면서, 그 두 국가의 GDP가 역전되는데, 원자 폭탄이 투하된 일본이 1972년 처음으로 독일의 GDP를 넘어섰다. 1960년대 일본의 경제는 초고속 성장을 한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률이 우스울 정도의 성장률을 보여준다. 1961년 11.9%의 경제 성장률 이후로 일본은 10년 간, 8.8%와 8.6%, 5.7%의 세 해를 제외하고는 7년간 경제 성장률이 10% 미만으로 내려온 적이 없었다.


그러다 1974 일본은 -1.2%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다. 1인당 GDP 또한 많게는 34%에서 적게는 10%를 넘게 성장하던 일본의 경제가 1974년 한 해 8.9%로 한자리로 떨어진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10년 앞둔 시점이었다. 1973년부터 시작된 국제 석유 가격의 상승은 '석유파동'으로 불렸다. 1974년, 일본 국민이 폭발적 경제 성장에 첫 장애를 겪을 즈음, 일본의 캐릭터 디자인 회사 산리오는 헬로 키티를 개발한다. 당시 많은 일본인들이 미국의 캐릭터인 '스누피'에 열광하고 있었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헬로 키티'이다.

시키지 않아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키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하율이다. 치마만 입는 탓에 활동적인 하율이가 입은 옷은 항상 찢어져 있다. 오늘 아침에도 치마에 주렁주렁 무엇이 달려 있나 봤더니, 언제 한 번 혼자서 뛰어놀다가 발로 밟아서 치마 끝이 찢어져 있었다.



아침부터 그렇게 입고 싶어 하던 옷이었는데, 찢어진 부분을 보니 다시 서럽게 운다. 나는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와서, 찢어진 부위를 잘라버렸다. 사실 엄마라면 꿰매어 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빠는 참 단순한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문제만 해결하면, 해결된다는 참 남자다운 해결 방식이었지만, 아이도 만족하는 듯했다. 그래서 아빠와 아이의 눈높이가 맞나 보다. 왜 일본은 고양이를 캐릭터로 설정했을까? 개와 고양이는 문화적 상극을 갖고 있다. 약 6,200~3,300만 년 전이면,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기도 훨씬 오래전이다. 당시 북미와 유라시아 숲에 마이어 시스라는 동물이 있었다. 그 동물이 환경에 따라, 숲 속에서 생활하는 종이 생기고, 평지에서 생활하는 종으로 나누어졌다.


그 환경의 변화는 개와 고양이라는 두 이종을 만들어 냈다. 따지고 보면, 개와 고양이는 같은 조상을 갖고 있었다. 평지에서 생활하는 개는 천적으로부터 노출이 쉬웠다. 때문에 항상 무리 지어 생활하며 가족과 집단을 지니고 협력하는 '습'이 길러졌다. 반면 고양이는 '숲'에서 생활했다. 숲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천적에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 생존에 유리했다. 은폐하고 조용히 움직이고 개인 활동을 하는 편이 유리했다. 자신의 흔적을 없애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습'이기도 했다.'개'가 인간과 함께 한 시간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그 지구력 때문이다. 지구 상에서 지구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종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그들은 날카로운 송곳니도 발톱도 없지만, 표적 감이 지칠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집단으로 몰아가는 식의 사냥을 했다. 이는 개의 사냥 법과도 비슷하다.


어린 시절, 골목에서 강아지를 만나면 참 신기했던 것이, 큰소리로 으르렁댈 뿐 실제로 물거나 하지는 않는다. 개는 소리만 요란하다. 물론, 실제 물어서 사고가 나는 일도 종종 있지만, 개는 보통 소리로 상대를 위협하여 도망가게 만든 후, 자신의 지구력을 무기로 상대가 지칠 때까지 쫒아간다. 반면 고양잇과는 평지에서 생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구력이 부족하다. 당연히 숲 속에 숨어 있다가, 단숨에 적의 숨통을 끊어 놓아야 했다. 그런 순발력은 고양이의 성향이 되었다.


건물 안 쪽으로 들어가자, 황당할 정도로 핑크 핑크 한 세상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이미 정신을 잃었다. 사진 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자신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펄쩍펄쩍 뛰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다. 소심한 성격 탓에, 실제로 만지지는 못하고, 기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저절로 났다.


요즘 '페미니즘'이 유행이다. 여성의 권리와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사회의 제도와 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운동과 이론이다. 어린 시절, 사촌 누나네 집에 가면, 가장 단순한 논리로 말싸움을 많이 했었다. 나만 있는 기억은 아닐 것이다. 남자는 군대를 간다. 여자는 임신을 한다. 등 등. 하찮은 유아식 다툼이 성인이 된 지금의 세계에도 존재한다. 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똑같이 해야 한다는 것은 남녀평등이 아니다. 그것은 남자 화장실에만 소변기가 있다고 여자화장실에도 똑같이 소변기를 설치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이다. 진정한 평등이란, 남녀의 생물학적인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가 없는 부분에 있어서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 남녀평등이다. 어린 시절, 사촌 누나네 집에 가면 카드놀이를 했다. 사촌 누나와 사촌 형, 나와 여동생이 카드를 플레이어였다. 모두가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는 어린 시절이었는데, 사촌 형이, 카드를 나눠 주면서, 빨간색 카드는 여자 색, 검은색 카드는 남자색이라고 분류했던 기억이 있다. 옆에 있던 사촌 누나는 왜 빨간색이 여자 색이냐며 사촌 형에게 큰소리로 화를 냈다. 당시 나의 머릿속에 당연히도 빨간색은 여자 색이었다.




그 누구도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를 시켜주지 않았지만, 아마도 여자 색과 남자색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남녀 차별일 것이라고는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나는 누나가 화내는 부분을 공감하면서, 속으로 죄책감을 가졌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핑크색이 여자 색이라고 가르쳐 본 적이 없다. 그런 만화 영화를 보여준 적도 없다. 물론 내가 모든 매체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은 핑크색을 좋아하고 있다. 과연 교육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본능 때문일까? 지난주에 아이들과 이마트를 갔다. 아이들이 난데없이 장난감 칼을 뽑아 들더니, 어디서 본지 모르는 구호를 외치며 칼을 휘둘렀다. '칼을 휘두르는 건 인간이 본성인가?' 교육이라는 것은 의식적으로 무의식을 건드는 힘과도 같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교육은 이미 무의식이 무의식으로 투영되는듯하다. 그리고 그 무의식은 반대의 메커니즘으로 의식세계를 지배한다. 잘은 모르지만, 사회 통념상 빨간 계열이 여성과 결부되는 것은 선사시대 때부터라고 한다. 과일 열매 종류가 붉은 계열이 많기 때문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이 붉은 계열에 예민하게 발달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수 십만 년 간, 남녀의 역할 분담을 이루고 살았다. 남성은 사냥을 통해 육식을 담당하고, 여성은 채집을 통해 채식을 담당했다. 그런 역할 분담이 수 십만 년 간, 개와 고양이를 나누듯, 본능을 나눈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이 박물관은 일부 몇몇 구간에서는 '만지지 마시오'가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만지지 마시오'가 없다. 마음 것 만지고 구경할 수 있던 것이 박물관의 장점인 것 같다. 아이들은 내가 따로 인도하거나 가르쳐 주지 않더라도 마음 것 박물관을 활보했다. 사람들이 조금 많았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했지만, 어쩐지 사람들이 없어서, 자기 세상을 만난 듯 돌아다녔다. 계단을 기어오르기도 하고 2층에서 맘껏 소리치며 박물관을 돌아다녔다.


요즘은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이 다시 시작한다.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일본'이라는 국가를 알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 학교 선생님들은 일본 사람'을 '일본 놈들'이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이 일본 놈인 이유는 굉장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기 위해 전국 각지에 말뚝을 박아 놓기도 하고, 한국인들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언어를 못쓰게 했으며, 우리의 고유 유산을 자신들 멋대로 훼손하기도 했다고 했다. 어릴 적 선생님의 말씀은 일부가 맞다 하더라도, 일부는 틀리기도 했다. 해외로 유학을 떠날 때만 하더라도, 나 또한 '반일감정'으로 똘똘 뭉친 인간 중 하나였다. 해외로 나가보니, 일본 사람은 친절하고, 착하고 합리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에게 배울 것도 있으며, 그들이 부러울 정도로 매너가 좋았다.


내가 어린 시절 들었던, 일본인들은 앞 뒤가 다른 놈들이었다.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욕하는 이중인격자들이라고 했다. 검은 안경을 끼고 본 세상은 온통 검은색 투성이다. 일본인 친구가 약속을 거절하면 '역시 일본인들은 겉으로만 친한 척 하지 실제로는 깊이가 없네'라고 치부하기도 하고, 일본인이 한국 사람과 싸우면, '저놈들이 아직도 우리가 지네 밑인 줄아나' 하고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과 소통하고 살아가며 느낀 건, 모두 내가 끼고 있는 안경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나쁜 놈들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에 있다. 되려, 일본인보다 한국인 때문에 속상한 일이 더 많았고, 한국인 사장에게 아르바이트 비를 떼인 날은 일본인 친구가 함께 앞장서서 받아주기도 했다.


조선왕조가 망했다. 국가의 반쪽은 대한민국이 되고, 다른 반 쪽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되었다. 군대를 가면 매주 수요일마다 정신 교육을 한다. 내가 학교에서 배우던 교육인데 대상이 달랐다. '북한 놈들은 화전양면 술이라는 것을 써.' 화전양면전술이란, 겉으로는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속으로는 전쟁을 준비하는 전술이다. 이로써 우리는 북한 사람을 상대할 때, '앞 뒤가 다른 놈들'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앞서 말한 대로 '화전 양면'은 '전술'이다. 전술이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혹은 이익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지략과도 같은 것이다. 이런 기술은 꼭 타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사용한다. 정권의 정치적 역사가 곧 그 나라 국민의 성향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과거의 일본 정부가 지은 과보와, 현재의 일본 정부가 취하는 정책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그 문화와 사람을 미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문화와 사람이 모여 그런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헬로 키티를 개발한 산리오는 '키티는 무조건 사랑과 우정 등 평화적 가치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결벽증 수준의 정책을 고수한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극우의 타이틀로 욕을 먹고, 일본에서는 친한의 타이틀로 욕을 먹는다.


카페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온통 핑크 빛 카페를 돌아다닌다. 2층에 올라가니 그물처럼 생긴 놀이기구가 있었다. 아이들만 놀 수 있는 기구인 것 같은데, 다윤이는 재밌는 놀이 기구를 보면 항상 아빠도 같이 해야 한다고 앙탈을 부린다.

'아빠가 타면 고장 나~'

아이를 타이르자, 아이는 이해한 듯했지만, 입구에 있는 계단 몇 개만 올라가고는 더 이상 놀지 않았다. 거기까지는 재밌게 노는 듯했는데, 그 이상으로는 무서운 듯했다. 내가 얘들 나이면 나는 아마 이 그물이 끊어질 때까지 놀았을 것이다.

방을 나가고 보니, 이렇게 생긴 화장대가 있었다. 아이들은 거울을 보며 머리핀을 다시 하기도 하고, 손에 닿을 수 있는 건 모두 만져 본다.


거울을 보는 다율이다. 일란성쌍둥이인데도, 둘의 성격은 너무나도 다르다. 하율이는 활동적이고, 짓궂은 성격이다. 낯가림도 있는 것 같지만, 친해지고 나면 완전히 자기 세상인 아이다. 반면에 다율이는 야무지고 낯가림도 전혀 없다. 하지면 여성적이고 똑 부러진 아이다. 거울을 보는 것이 다율이 인데, 다율이는 가끔 보면, 아빠인 나보다 누나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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