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 좋은 이유~

먹지 마세요, 당근 앱이니까요...

by Lena Cho

작년부턴가 시작한 당근 마켓이 요즘 나의

취미와 재테크(?) 수단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나는 워낙 물욕이 강한

사람인지라 집이 사람 사는 공간이 아닌 물건을

위한 공간인지 헷갈릴 정도로 요즘 말로 멕시멀

라이프를 살아온 것이다.


그래서 가끔 한 번씩 짐 정리를 할 때마다 나한테

이런 것도 있었나 싶은 물건들을 고이 모아, 당근

마켓에 올리다 보니 판매 제품이 200개 정도가

된다.


사실 갖고 있는 물건들은 거의 새거나 다름없고,

인터넷 구매 후 반품이 귀찮아 쌓아 둔 진짜

새물건도 있지만 가끔은 쓰지 않는 오래된

물건도 올리면 가끔씩 판매가 되는 게 신기해서

더 물건들을 찾아 올리는 거 같다.


이러면서 가끔은 '이러다 집에 물건을 다 내다

팔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렇게 당근 앱은 나의 짐을 덜 수 있어 좋고,

적은 금액이지만 돈도 벌 수 있어 나에겐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이다.


모두가 나름의 당근 마켓을 애용하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에겐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매일 물건이 판매되는 건 아니지만, 가끔 구매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집순이인 내가 집 밖을

나가야만 하는 커다란 사유가 되는 것이다.


출근을 안 할 땐, 출근을 안 해서 집 밖을 나갈

이유가 없고, 출근을 하면 또 출근을 해서 나갈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유들로 당근 구매 요청이 있을

때마다, 나간 김에 불광천길을 걷고 오는 게

나와의 약속이 된 것이다.


사실 우리 집은 산책하기 좋은 불광천길 도보

3분 거리에 있지만, 거기다 3월 말 4월 초이면

벚꽃이 만개한다는 그 벚꽃도 당근 앱이

아니었다면 못 보고 지나칠 뻔했다.


작년 5월에 이쪽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처음

맞는 벚꽃 구경을 못 할 뻔한 것이다.

이쪽으로 이사를 오기로 하면서 집주인한테

이쪽이 여의도보다 벚꽃이 더 예쁘단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음에도 말이다.


보기 전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다 영업수단인

줄로만 알았는데, 정말 이곳에 살면 봄에 따로

분비는 벚꽃 명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예뻤다.


올해 벚꽃이 예년에 비해 훨씬 일찍 피었다지만

집 앞인데도, 내가 너무 밖에 나오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그때부터 이렇게라도 나오면

'몇십 분이라도 꼭 걷자'란 목적이 생긴 것이다.


처음 당근 앱을 시작하고, 정성 들여 사진을 찍어

물건을 올린 날 바로 구매 요청이 와서 조카와

떨리는 마음으로 함께 나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은 그때보다 사진도 그냥 정보

나누기 식으로 찍어 올리게 되고, 가끔 구매자와

약속 잡는 게 좀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목적한바(?)를 이루고자 열심히

좋은 물건을 찾아 계속 업데이트 중이다.


또 가끔은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수도 있고,

클린 지구를 위해서도 좋으니 누가 개발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쓸모 있는 앱이구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모로 쓸모 있는 앱 때문에

가끔은 화가 나는 경우도 있다, 새벽에 이상한

메시지가 오기도 하고, 물건 구매 약속을 해놓고

당일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어서

몇 번 허탕을 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의 소기의

목적은 밖에 나가 걷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

이유로 한참을 산책하고 오면 치밀었던 화가

나도 모르게 풀리기도 한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화가 나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계속 그 이면에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나에 비해 훨씬 예민함이 감소된 느낌이기도

하다.


지금의 삶에서 불평만 하지 않고, 좀 더 행복한

나를 위해 여러모로 애쓰는 나를 오늘은 충분히

칭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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