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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풍경 Jun 12. 2022

어른도 자란다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 북 리뷰



우리가 부모로서 어떤 실수를 저질렀든 간에 그것은 고칠 수 있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흡수한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도 진실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주지 않는 것은 흡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것을 빨리 바꿀수록 적응 시간이 지난 후 그들도 바뀔 것이다.

그밖에 자신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그것은 자녀에게도 흘러 들어간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더 많이 바꿀수록 자녀는 더 많이 긍정적으로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당신의 아이도 변화하고 있다. 


-p.268


양육한다는 것은 돌봄이며, 아이는 불론 성인에게도 여전히 필요하다. 

   양육은 성인에게도 필요합니다. 결혼 후 부부는 서로를 돌봐주며 새로운 양육의 터전을 꾸립니다.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들은 아이와 스스로를 함께 양육합니다. 말하자면 아이뿐 아니라 성인도, 부모들도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는 가치 있고 필요한 여정입니다.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로서, 성인으로 완벽하지 않은 우리의 빈약한 구석이 영구적이지 않고,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은 위로가 됩니다.


공허함을 어느 구석에서인가 느끼는 당신, 완벽하지 못해 괴로운 부모로서의 당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치유적인 서적 한 권을 리뷰합니다.


독자가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며 쓰다듬기에 도움이 되고 부모가 반면교사로 삼기에 좋은 예시가 많답니다.



Jonice Webb, Christine Musello/학지사/2018.11.30


    저자는 긴 세월 임상 현장에서 활동하며 일련의 내담자 무리를 주목하게 됩니다. 눈에 띄는 이상이나 양육 히스토리에 치명적 결함이 보이지 않음에도 공허함, 자기 비하와 죄책감, 도피 욕구, 감정 표현 불능 등을 보이는 그룹이었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공허함과 무력감이 사라지지 않아요. 제가 잘못된 존재라는 생각이 떨쳐지질 않아요. 우리 부모님이 날 사랑으로 부족함 없이 키웠다는 사실을 전 알고 있어요." 이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비슷한 고백을 뱉어내었죠. 이 그룹에 집중하며 저자는 '정서적 방치'라는 개념을 다듬어 내기에 이릅니다. 저자는 애착관계 이론과 정서지능 이론이 이 개념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방치되었던 아이, 어른이 되다 - 자신과 타인을 양육하는 데서의 어려움


   정서적으로 양육되지 못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사람이 가정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음을 의미합니다. 정서적으로 양육되지 못하고 자란 많은 이들이 자기 관리의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타고난 능력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성인으로 살아갑니다. 부모들은 분명 그들의 성장에 필요한 바를 풍요롭게 제공했을 겁니다. 그러나 압박으로부터 견디며 과업을 완수해나가는 요령, 자기 조절의 구체적 방법을 배우게 하고 이끌어주는 면에서 그 부모들은 자녀를 '방치합니다'. 아이가 딱히 말썽이 없어 부모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기에 부모는 아이의 상태와 진정한 필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온갖 정성을 다 쏟은 듯 보이지만, 생활력이라고 할 만한 능력을 갖추도록 이끌지는 않은 셈이지요. 


    이렇게 장성한 자녀들은 잠재 능력에 비해 볼품없는 생산성을 보이고,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회생활을 하며 경제력은 빈약하여 자존감도 허약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것은 비극입니다.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의 저자는 "방치된 아이, 어른이 되다" 장에서 위와 같은 케이스로 윌리엄을 예로 들며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윌리엄은 한 성인으로서 자유롭게 해 나아가는 기술이 있었다. 그러나 상사가 어떤 결과를 요구하거나 목표를 위해서 노력이 필요할 때를 위한 자기 훈련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부모들은 자기를 괴롭히지 않는 순한 자녀의 겉모습에 자신을 기만해선 안 됩니다. 자녀에게 스스로를 구조화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고 도전 거리를 줘야 합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철두철미하게 끝까지 해내도록 자신을 다그치고 단속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진짜 모습을 알아야 한다.

   저자가 든 사례에서 '조쉬'는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했는데 그의 어머니는 본인의 커리어에 집중할 뿐 딱히 그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북돋아 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따돌림 문제를 다루게 돕지도, 아들과 함께 상황을 헤쳐 나가지도 않았어요. 즉 아들에게 문제 상황에 어떻게 맞서고 빠져나오는지 가르쳐 주지 않은 거지요. 다만 두 번 이상 전학을 시켰습니다. 안타깝게도 고통을 통해 조쉬는 무엇도 배우지 못한 겁니다. 괴롭힘을 견디는 뚝심도, 이를 해결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배울 기회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많은 부모들의 실수는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자녀가 진짜 '누구이며 어떠한 존재인지'를 주의 깊게 보지 않는 점입니다. 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필요에 기반하여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자녀의 정체성 형성은 부모 눈을 통해 비치는 자신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요. 능력과 도전의 테스트를 겪으며 경험은 쌓이고, 정체성은 발달됩니다. 정체성의 기초를 탄탄하게 세우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공격받거나 벽에 부딪히게 될 때 포기하기 쉽습니다. 자존감이 그를 버티게 해 줄 정도로 건강하지 못하니까요.





자녀의 감정이 부모에 의해 승인되거나 확증되지 않았을 때, 자녀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감정을 승인하는 능력 없이 성장할 수 있다. 한 성인으로서, 자녀는 자신이 가지는 감정에 대하여 그것이 어떠한 감정이든 관용을 보이지 못하며, 그것들을 파묻어 버릴 것이다. 단순히 그들이 가지는 감정에 대한 자연스러운 경험이 비밀스러운 수치의 원천이 된다.


-p.141




정체성의 색채는 부모로부터 자녀에게로 대물림된다.

치명적인 허물


  저자는 저마다 종류는 다르지만 방치되었던 이들은 나름의 연약함, '나의 이 부분을 알게 되면 누구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안내합니다. 이는 존재의 아주 밑바닥에 깔려 있어 스스로도 깨닫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치명적 허물은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전해집니다. 부모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가 자녀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 되죠. 존재로부터 존재로 젖어듭니다. 그렇게 이염 移染 됩니다.



치명적 허물의 단서와 신호


·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는 것에 대한 당신의 두려움


· 가장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 힘들다.


· 당신은 모든 상황마다 거절을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


· 당신은 우정을 시작하기를 피한다.


· 당신은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 당신은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당신에게 다가오면 그들이 당신한테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싫어할 것이라고 느낀다.


-p. 150



    부정적인 감정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란 어떤 이들은 자신의 부정적 정서를 타인이 절대 눈치채지 못하도록 억누르느라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새어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컨트롤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면 잠수를 타기도 하지요. 위장할 에너지가 다시 차오를 때까지 숨어 지내는 겁니다.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는 이는 삶이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미리 차단하기에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충족감을 맛볼 기회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삶이 공허합니다. 종종 많은 경우에, 이러한 이들은 자신이 스스로를 자신의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기이한 느낌을 가집니다. 허무함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죽음을 떠올리고, 주변인이 보기에는 그럴만한 어떤 이유도 없이 자살을 시도합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공허감과 무감각은 고통보다 더' 나쁩니다. 당신이 조용히 괴로워하고 있으며  스스로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중이라면, 안온한 휴식과 완전한 쉼을 갈망해 어디론가 떠나기를, 죽음을 상상하고 있다면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겉으로 보기에 괜찮았더라도, 내 삶에서 그간 정서적 돌봄과 교류가 빠져있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감정의 영역이 내 삶에 부재하거나 부정당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저자는 정서적으로 방치된 이들은 무감각과 고통을 내보이지 않고 비밀 속에 홀로 간직한다고 지적합니다. 이것은 서서히 당신의 삶과 존재를 지반부터 무너뜨려 갈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의 에너지 탱크가 세고 있는 중인지 체크해 보세요.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삶의 에너지 탱크를 고장 냅니다.


악순환 끝내기


   감정은 유치하고 연약한 것이 아닙니다. 값지고 중요한 우리의 일부분입니다. 인간의 판단과 결정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외로 이성이 아닌 감정입니다. 또한 감정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발전의 동력이 되어줍니다. 정리하면 감정은 배제돼야 할 요소가 아니며, 감정의 흐름은 멈출 수도 멈춰 서도 안 되는 종류의 것입니다. 다만 흐르는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이 우리가 터득해야 할 능력이죠. 


   저자가 소개한 벗어나는 방법 몇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절 연습, 타인에게 도움 청하기, 자기 돌봄의 몇 가지 팁. 자기를 돌보는 구체적 훈련으로 균형 잡힌 식습관 훈련, 운동하기, 적당히 쉬게 또는 지나치게 쉬지 않게 이완 상태를 조절하기, 언짢을 때 자기를 달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내기, 셀프 톡으로 자기 격려하기. 가장 고차원적인 것으로 자기 연민하기. 저자는 연민을 공감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의 감정으로 보았어요. 사람들이 함께 하고, 긍정적인 상태가 되도록 이끄는 요소이기 때문에요. 구체적인 적용 법과 응용 가능한 활동 시트가 책에 삽입되어 있답니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 자연스레 습득해 몸에 배어 있는 태도와 관점, 습관이지만 누군가는 성인기에 애써 터득해야 합니다. 이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뤄낸다면 당신은 강점과 약함, 승리와 실패, 민감함과 탄력성을 모두 아우른, 실수할 수 있지만 사랑스러운 그런 사람이 될 겁니다. 



부모가 자라나면 자녀도 따라 변할 것입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나는 자녀에게 줄 수 있다


   저자는 부모로서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 조언합니다. 죄책감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악영향을 끼칠 뿐입니다. 당신이 자녀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주의를 기울이며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자녀에게 진정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다독이지요. 자녀가 요청하지도 않는데 손 걷고 나서는 무의미한 도움이 아닌, 시기적절한 도움말입니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자녀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라는 것은 자녀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기억하며 그에게 도움 되는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일 자녀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도움 되는 피드백을 주도록 하세요. 다만 감정에 상처를 주거나 가혹한 피드백은 피하고요. 때로는 관찰하되 입을 닫고 주변에 머무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자녀는 스스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변화하고 성장할 겁니다. 



* 정서적 방치를 겪었던 부모가 자녀를 대할 때의 팁

   나는 내게 익숙한 방법으로 자녀에게 반응합니다. 그러므로 나의 공허함을 자녀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자녀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해봅니다. 내게 익숙한 방식은 '정서적 방치'일 겁니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길로 가기 위해 잠시 멈추고 되새겨 보세요. 나의 훈계하는 목소리가 "사랑스럽지만 단호한" 색을 띠도록 합시다. 이것이 자녀의 무의식에 내면화되어 성인기까지도 그에게 기본 설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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