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남용과 위험성에 대해
졸피뎀, Zolpidem Tartrate(졸피뎀타르타르산염)으로 이미다조피리딘계 수면제로 대표적인 非벤조디아제핀 수면제이다. 일반적으로 30분 이내 약효를 내고 2~3시간의 짧은 반감기를 갖는데 이렇게 약효가 빠르고 지속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면제로 일상생활에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무서운 함정이 있다.
졸피뎀의 무서운 부작용을 우리는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들은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통해서도 졸피뎀을 처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많이들 졸피뎀, 수면제라고 하면 의존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게 된다. 그것 또한 맞다. 에탄올이나 마약성 진통제와 병용하는 경우 과다한 진정 효과를 보이거나 의존성이 증가될 수 있다. 이는 쉽게 말해 술이나 강한 진통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또 졸피뎀은 필요 이상으로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증가한다.
부작용에는 다음과 같은 현상들이 있다. 섬망, 악몽, 환각 등 중추신경계 증상의 발생과 졸피뎀을 투여한 입원환자의 낙상사고 발생률이 4.3배 증가한다는 결과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최근 졸피뎀의 부작용인 복합 수면 행동(com- plex sleep-related behavio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복합 수면 행동이란 수면 중 자신도 모르게 어떤 행동을 한 뒤 다음날 일어난 뒤에는 자신의 행동을 일부만 기억하거나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일컫는다.
일례로 복합수면 행동으로 자신도 모르게 막대한 양의 음식을 먹는다거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도 하고 거리를 배회하거나 운전을 하기도 한다. 2016년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졸피뎀’ 편을 봐도 알 수 있는데 어린아이 혼자 집에 두고 밖을 나가는데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 기억에 없는 시간 동안 자살의 행위를 하기도 한다.
살기 위해 먹기 시작한 약이 스스로를 죽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사고로 인해 이를 막고자 DUR(의약품안심서비스) 시스템을 적용해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 해당 환자가 최근 그 약물을 처방받은 날짜와 처방량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DUR시스템의 감시를 피해 향정신성의약품을 비급여로 과량 처방하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적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수면제로 자주 쓰이는 졸피뎀은 오남용 될 가능성이 높은 약 중 하나다.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약품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2018년부터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졸피뎀의 생산에서 사용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졸피뎀의 사용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중에 있다. 졸피뎀의 안정성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기존의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수면제에 비해 유해반응이 적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졸피뎀은 환몽, 선망,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졸피뎀의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이나 처벌위주의 마약 정책은 졸피뎀의 수요를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다.
어느 날, 41세의 여성이 갑작스러운 전신강직 간대발작(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이 있어 병원을 내원했다. 발작은 1~3분 사이였고 갑자기 쓰러져 전진이 뻣뻣하고 얼굴이 청색증이 동반되며 고함을 질렀다. 처음 있는 발작이었는데 증상은 계속되었다. 이후 추적검사로 여성은 우울증으로 인한 약물을 1년 이상 복용하였고 3년 전부터 졸피뎀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7개월 전부터 정신과 약을 병원과 상의 없이 스스로 복용량을 늘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후 낮에도 잦은 졸음을 겪었다가 일상이 힘들어져 스스로 졸피뎀을 갑자기 중단했던 상황이었다. 이렇듯 고용량의 환자가 갑작스러운 중단을 할 경우에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진단하고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하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또 졸피뎀을 이용하여 음독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제와 수면제가 함께 복용 중인 경우가 많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졸피뎀을 처방하는 모든 의사들이 자살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한 후 면밀한 추적관찰과 함께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연구자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현재 진료 지침에서 졸피뎀은 4주 이내의 불면증 단기 치료에 효과적이라, 4주 이상의 장기 사용 시에는 부작용 발생가능성이 있어 권고되지 않고 있다. 졸피뎀의 장기 처방방지를 위한 처방 기간을 제한하거나 중복 처방에 해한 알림을 표시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졸피뎀을 장기간, 고용량 복용하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소속감 없는 현대 사회와 경쟁시대를 살아가기에 예민하고 여린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대임은 분명해 보인다. 정신과 진료의 권장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사회가 됐다. 마음이 힘들면 치료하러 갈 수 있는 병원이 됐듯 사회적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끊임없이 정부는 국민과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런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손을 먼저 뻗어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기관을 더욱 홍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경쟁 사회가 아님을 우리는 빠르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자신의 삶의 질을 추구하며 사는 시대가 됐다. 젊은 사람들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고도 자신의 길을 찾는 시대이기도 하고, 꼭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니며 경험치를 쌓는 젊은 이들도 많다. 이들을 위태롭게 하는 건 기성세대의 시선이다. ‘그러다 늙어서, 혹은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모아둔 돈은 있니?’, ‘결혼은 할 수 있겠니?’, ‘누구네 아들은 어디 대기업에 취직해서 엄마 여행 보내 줬대더라.’라는 시선만 없다면 나 자신으로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해가 저물고 밤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고요하게 잠들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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