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9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마음은 눈 같은 것

이선진 「잃기 일지」

by 서정아 Jan 26. 2025

마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같았다.

마음이 변했어, 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이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딴마음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내리고 흩날리고 녹고 더러워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눈 같은 것이었다.


- 이선진 「잃기 일지」 중에서




Zurückgebogener Kopf einer Frau, in UntersichtVictor Müller (German, 1829–1871)Zurückgebogener Kopf einer Frau, in UntersichtVictor Müller (German, 1829–1871)


<나의 단상> 


마음이라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고

그래서 나도 내 마음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상대가 알기란 더욱 어렵고.


그러니까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가 은수에게 했던 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랑은 변해. 사람도 변하고. 모든 게 변해.”


모든 것은 변하고 결국에는 사라질 수 있다는

삶의 본질을 잊지 않고

영원이라는 환상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는다면

상실 앞에서 우리는 좀 더 의연해질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얄팍함의 세계를 딛고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