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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진 「잃기 일지」
마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같았다.
마음이 변했어, 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이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딴마음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내리고 흩날리고 녹고 더러워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눈 같은 것이었다.
- 이선진 「잃기 일지」 중에서
<나의 단상>
마음이라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고
그래서 나도 내 마음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상대가 알기란 더욱 어렵고.
그러니까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가 은수에게 했던 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랑은 변해. 사람도 변하고. 모든 게 변해.”
모든 것은 변하고 결국에는 사라질 수 있다는
삶의 본질을 잊지 않고
영원이라는 환상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는다면
상실 앞에서 우리는 좀 더 의연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