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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일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25.

by 안현진 Mar 19. 2025

안연과 계로가 공자를 모시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각자 자신의 뜻을 말해 보지 않겠느냐?”

자로가 말하였다. “수레와 말과 좋은 털가죽옷을 벗들과 함께 나눠 쓰다가 그것들이 못쓰게 되더라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자 합니다.”

안연이 말하였다. “잘하는 것을 자랑하지 않고 공로를 과시함이 없도록 하고자 합니다.”

자로가 여쭈었다. “선생님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노인들은 편안하게 해주고, 벗들은 신의를 갖도록 해주고, 젊은이들은 감싸 보살펴 주고자 한다.”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25.



열여덟, 간호사라는 꿈을 품었을 때부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껏 받아온 사랑을 나도 함께 나누며 살고 싶어서였다.

엄마가 되어서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책에서 많이 위로받았다.

내가 그랬듯 누군가도 내 경험과 글에서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막내를 유치원에 보낸 후 글쓰기 선생님이 되어 하루를 보낸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심어주고자 했던 책 읽는 습관, 어릴 적 글쓰기 수업을 통해 느꼈던 독서와 글쓰기의 재미를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게 해주고 싶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줌으로 만나 수업 얘기도 하고, 공부도 하는 시간이 떨리고 반갑고 기다려진다.

그렇게 만난 두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한 달 내내 힘을 낸다.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다들 열심히 수업하고 계시겠지, 나도 힘내야지…!


수업 때 만나는 아이들에게선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웃는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책과 글쓰기 얘기를 아이들과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일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간호사로 일할 땐 환자분들에게서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

주사 잘 놓는 선생님, 늘 웃고 있어서 기분 좋아지는 선생님, 상냥한 선생님 같은 말은 일의 고단함을 잊게 해 주었다.

글을 쓰면서는 스스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내가 나의 애씀을 알아주며 다독이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온 책이 독자에게 마음으로 가닿았을 때 큰 보람을 안겨 주었다.

수업이 재밌어요, 책이 재밌었어요, 더 쓰고 싶어요 하는 얘기 또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말이다.


나도 학부모이기에 학부모가 가지는 고민과 걱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마음을 헤아리고 학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하고 싶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받은 사랑을 또다시 나누며 살아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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