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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Aug 05. 2024

안경원의 거래처로 살기로 했다

ep.16 살면서 만난 나르시시스트들

#50. 2040년 8월 1일 오후 2시/현재. 서울 강남의 한적한 안경원/ 프랑스 안경 안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인간군상을 만나게 된다. 회사동료의 독특한 모습, 거래처 사장님의 오만한 모습, 거래처 직원의 어이없는 모습 등등을 말이다. 나르시시스트를 만나지만 않으면 감정적 소모 없이 나름 평탄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착함을 가장한 나르시시스트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첫인상이 참 좋다. 하지만 2년, 3년, 심지어 10년에 걸쳐 서서히 그 면모를 교묘히 드러낸다. 


화난 https://www.pexels.com/


나르시시스트는 본인이 우월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칭찬을 잘하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나 에코이스트들을 주변에 하나 둘 배치한다. 에코이스트들이 더 이상 나르시시스트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칭찬에 인색해지면 그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모함하며 험담하면서 끌어내리기 시작한다. 자존감이 낮은 나르시시스트들에게는 칭찬 한마디가 공기 같은 존재라서 칭찬을 먹지 않으면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심지어 칭찬을 받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협박을 일삼기도 한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나르시시스트라고 하는데 정말 성선설과 성악설로 사람을 나눈다고 할 때 성악설을 믿게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나르시시스트이다. 혹시 내가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지면 내 주위에 나르시시스트가 있어서 내 감정을 좀먹고 있는 건 아닌지 꼭 살펴봐야 한다. 나르시시스트의 목적은 공생이 아니라,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아 남보다 돋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내 감정일기를 작성하고 나르시시스트에게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 가족들 중에 심지어 엄마가 나르시시스트라면 딸 혹은 아들이 그들의 감정쓰레기통이 되어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다. 나르시시스트임을 알았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관계를 손절하는 것이 내가 정신병이 생기고 병이 나서 위암으로 쓰러져 죽는 것보다 낫다.


나르시시스트와 말을 섞기 싫어서 '네 말이 맞다 맞다' 해주면 사람을 깔보고 제멋대로 부리려고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똑같이 봐야 사람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 또 헛소리를 지껄이면 이렇게 말해줘야 한다.


"그건 네 생각이고, 난 그렇게 생각 안 해!"라고 말이다. 최대한 단답형으로 짧게 답하고 나에 대한 정보를 TMI로 흘리면 안 된다. 사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어서 주변 사람들을 선동하는 재주가 있는 게 나르시시스트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1%의 진실과 99%의 거짓을 섞어 말을 만들면 속아 넘어가기 쉽다. 이걸 잘하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잘 당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남의 감정이나 얼굴 표정을 잘 읽는 사람이 많다. 


'뭐가 불편해서 화가 났나? 왜 그럴까'하며 같이 고민해 주고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하다가는 나르시시스트의 거미줄에 걸려들어 그들에게 이용을 당하게 된다. 공생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누르고 내가 성공해야 직성이 풀리는 특징을 지닌 나르시시스트는 인간에 대한 공감능력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의 약점을 알게 되면 그들은 웃음을 짓는다. 그걸 꼬투리로 자기의 잇속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난 https://www.pexels.com/


나르시시스트를 직장 내에서 만난다면 이렇게 된다. 나르시시스트의 경쟁자라면 제거 대상, 후배나 만만한 아랫사람에게는 정서적 학대 대상, 윗사람에게는 엄청난 아부를 한다.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돈자랑, 요리자랑, 사려 깊음(본인의 쓰레기를 선물이라고 호구에게 준다. 잘 쓰는지 전화하고 지시까지 한다.) 상대방 약점을 찾아서 비판과 비평을 일삼고 지시하는 나르시시스트는 일명 '영혼의 약탈자'라고까지 불린다. 


나르시시스트 본인은 멀쩡한데 주변 사람을 정신병, 우울증을 앓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르시시스트 때문에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나르시시스트 본인은 멀쩡하고 주변 사람을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드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본인의 무대를 밝혀줄 호구를 찾기 위해 나르시시스트는 미끼를 잘 던지고, 그 미끼를 통해 상대방을 통제하고 조종하려 든다. 미끼를 문 에코이스트들은 감정적 반응이 많고, 배려심과 호기심이 많은 사람으로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젖어들기를 제일 잘하므로 본인 성격이 그렇다면 주위 사람들을 잘 살펴보고 감정일기를 작성해 봐야 한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의 성격에 대해 지적해 말하고 고쳐보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나르시시스트는 그 성격을 절대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담가들이 하는 말로 나르시시스트와는 손절이 답이라고 말한다. 제일 불쌍한 건 나르시시스트 자녀들과 남편, 부인 등 가족이다. 피하려야 피할 수 없어 당하고 살아야 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자기변명을 너무 잘하고, 따지는 상대방에게 오히려 덮어씌우는 능력이 있어 그들을 말로는 못 이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공통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화술에 능하지만, 한 두해 시간이 지나면 모두 들통나게 되어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 본인들은 사회생활을 잘하는 줄 안다.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주장만 끝까지 고집하는 것이 특징이고 절대로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본인이 다 옳고 약간 불리하게 돌아가면 상대방 성격이 예민한 걸로 끝을 맺으려고 한다. 고집 세고, 상대방 감정 배려가 없어 나르시시스트 본인 주장이 안 먹히면 열받아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나르시시스트를 대처하는 방법은 더 강한 힘으로 누르는 것 말고는 거의 없다. 겁 많고 센척하는 나르시시스트에게는 똑같이 미러링질문을 해주거나 "그럼 넌 그렇게 생각해 난 아니니까" 이렇게 말하면 발작한다. 완력, 경제력, 정신력이든 무엇이든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조종할 수 없는 대상에게 권위적인 착취자의 모습에서 굴복한 노예의 습성을 보인다. 철저한 힘의 논리가 통하는 것이 나르시시스트의 본연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동정하고 챙기게 되면 다시 붙어 거짓으로 속여 비난하고 피를 빨아먹게 되기 때문에 대처가 안되면 나르시시스트와는 거리 두기가 답이다.


화난 https://www.pexels.com/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성 인격장애이다. 나르시시스트를 알아본 사람은 건강하고 행복해져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나르시시스트가 옆에 있다면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게 가장 좋다. 나르시시스트는 요양병원 치매환자이고 우리는 의료진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표정으로 목소리를 상냥하게 대하며 나르시시스트가 하는 말은 상냥하게 들어주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야 한다.


이것이 나를 억울하게 만드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다. '서람TV'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윤서람이 낸 책 '그 사람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르시시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람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나르시시즘'을 미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안의 나르시시즘에 휘둘리며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하는 이 수준 낮은 사람들(나르시시스트)에 대해 '딱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나르시시스트에게 우리는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당신을 억울하게 만드는 나르시시스트들 때문에 과도하게 자기 탓으로 돌리지 말자. 나르시시스트 그들의 악한 영향력에서 벗어나 선한 영향력을 주변에 끼치는 인생을 사는 계기로 만들어보자.


아직까지 의문점은 나르시시스트가 잘못했을 때 사과를 받기 위해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과연 사과라는 것을 할까?


"넌 착한 사람인데 불가피하게 내게 상처를 줬구나, 네 잘못을 꾸짖는 게 아니고 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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