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비나 Sep 09. 2022

해외 호스텔리어, 신의 직장 고르는 법 (2)

고생하지 않고 단번에 좋은 일자리 찾는 팁 5가지

앞선 포스팅에서 Volunteer(여행 중 인력 제공의 대가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일거리, 경비가 부족한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 성행)의 신분으로서 해외 호스텔 일자리를 구할 때 꼭 따져봐야 하는 사항 세 가지를 설명드렸습니다. 이어서 좀 더 편한 곳에서 수월하게 일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나머지 항목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https://brunch.co.kr/@a5bf41353dfd47c/21


4.  현지인 동료 여부


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현지 친구를 사귀는 것입니다. 동네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벤트라던지 입소문을 탄 맛집 정보를 알아내기에도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 최고의 방안이지요. 그런 친구를 어디서 사귀냐고요? 마음에 드는 업체를 발견했을 때 외국인 여행자가 아닌 현지인 직원도 근무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보통 팀 구성은 객실 청소, 식당 요리, 리셉션 등 분야별로 나뉩니다. 물론 팀원의 수는 그곳에 침대가 몇 개가 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호스텔이라 할지라도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은 따로 있습니다.



대뜸 낯선 사람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동료와 업무로 먼저 말을 주고받다 보면 친구가 되는 게 더 수월합니다. 근무를 하면서 동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의외로 많습니다. Volunteer의 업무가 리셉션에 한정돼 있다 하더라도 다른 부문의 직원들과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체크아웃을 하는 고객의 침대 번호를 기록해서 청소팀에게 넘겨야 합니다. 그곳에 묵을 다음 손님을 위해 방 정돈을 하기 위해서지요. 청소를 하다가 발견된 분실물도 리셉션에 모입니다. 레스토랑이 있을 경우 리셉션 직원이 음식 주문까지 함께 받기도 합니다. 


끼니를 제공하는 호스트와 일을 할 경우 식사 때마다 직원들이 함께 모여 밥을 먹습니다. 근무 시간 외에도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쉬워지지요. 그들과 쉬는 날을 맞춰 함께 동네 구경을 나서기도 좋습니다. 일반 관광객은 모르는, 마을 구석구석 숨은 보석들을 여러분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실 업무의 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몇 명이나 일하고 있느냐기도 합니다. 앞서 미리 언급했듯이 실물로 금전적 혜택을 받지 않는 Volunteer에겐 할 일이 적을수록 업무를 견디기가 용이합니다. 특히 시급이 한국보다 월등히 낮은 나라에서, 강한 육체적 노동이 요구되는 청소까지 하면서 돈을 받지 않는다면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차라리 일하는 대신 그 시간에 여행을 다니고 적게 먹는 것이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가끔 가족끼리 소소하게 운영되는 호스텔은 모든 객실 업무를 여행자에게 의존합니다.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Volunteer를 많이 뽑아 전체 유지 관리를 모두 그들에게 맡깁니다. 화장실 청소부터 객실 정돈, 침구 빨래, 정원 관리까지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만히 리셉션에 앉아만 있어도 되는 다른 일자리와는 업무 강도 차이가 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차피 인력의 대가는 숙식에 한정됩니다. 일이 힘드니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할 수 없으니 편한 일이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식 고용 직원의 수가 적더라도, 반드시 ‘객실 유지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지는 꼭 사전에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5.  바(Bar) 운영 여부



이 부분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므로 꼭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평소 술자리를 좋아하고 파티를 즐기는 사람에겐 바가 있는 숙소는 천국일 것입니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돌아올 밤길 걱정 없이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주류를 파는 숙박시설에서 일을 하게 되면 술 값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직원 특별 할인가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바를 겸한 파티 호스텔은 그야말로 밤 문화를 ‘마음 놓고’, 원한다면 ‘매일’ 누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칵테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게도 최고의 기회입니다.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쉽게 바텐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을 지급받는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실제로 Volunteer를 하면서 주조 경력을 쌓아 전문적인 바텐더로 거듭난 여행자도 여럿 봤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곳은 음주와 거리가 먼 사람에겐 고통스러운 장소입니다. 술집에 간 것도 아닌데 본인이 사는 집에 사람들이 술을 마시러 매일 밤 몰려옵니다. 투숙객을 배려해 바 영업시간이 10시, 11시 정도로 짧은 게 대부분이지만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이들에겐 그 마저도 길게 느껴질 겁니다. 주말을 맞이해 노래자랑, 술 게임 등 음주 이벤트가 벌어지는 날이면 더 곤욕스럽습니다. 외국인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찾아오기 때문이지요.



파티 당일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한바탕 시끌벅적한 밤이 끝나고 나면 그다음 날 이른 아침의 숙소 풍경은 가관입니다. 화장실이 오물로 덮이는 건 다반사고 온 바닥에 담배꽁초와 술병이 널브러져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청소 담당 직원들이 출근하면 곧 깨끗해지겠지만 주변 환경 청결에 민감한 분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위의 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조사한 후 직접 그 장소에 손님으로서 방문하곤 합니다. 실제 업무 분위기를 파악하기엔 제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지요. 이렇게 일터를 찾는 과정 자체가 제겐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이를 귀찮아하지 않고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좀 더 편하고 좋은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하다 보니 숙박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저만의 분석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위의 글을 참조하시어 단번에 여러분에게 딱 맞는 장소에서 호스텔리어로서의 삶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Photo by Shobhit Sharma on Unsplash



              

이전 05화 해외 호스텔리어, 신의 직장 고르는 법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