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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연 May 05. 2021

내 아이 심사숙고형 vs충동형?

내 아이 영어학습자 유형 알아보기 마지막.



오늘은 그동안 이야기했던 영어 학습자 유형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학습자 유형에 대해 이야기했었죠.



마지막으로 이야기해 볼 학습자 유형은 심사숙고형(Reflectivity)과 충동형(Impulsivity)입니다. 이 유형에 대해서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그 개념을 이해하는데 무리 없으실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맨 먼저 심사숙고형 아이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내 아이가 해당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1) 심사숙고형 (Reflectivity)


심사숙고형은 일반적으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에 의해 학습하는 아이들이 해당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시간이 다소 걸리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다른 학습유형의 아이들보다 영어로 말하거나 쓰기의 활동에서 오류(error)를 적게 만들어 냅니다. 가령, 한 아이에게 영어책 읽기의 활동이 주어진다고 했을 때,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아주 신중하게 한 단어 한 단어를 내뱉을 것입니다. 그리고 극히 적은 실수를 하겠지요. 



영어로 과제를 하는 데 있어 이 아이들은 천천히 접근을 하려고 합니다. 실수를 범하고 싶지 않아서이지요. 그들에 대해 어른으로서 우려가 여기에서 생겨납니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학습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걱정을 하거든요.  지나친 신중함이 자신의 학습과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과할 정도로 자신의 영어학습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심사숙고형은 결과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의 주 기능은 의사소통입니다. 글로써, 말로써 메시지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유머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지금 영어학습의 주 목표입니다. 



그러나 심사숙고형이야 말로 지나치게 되면, 유머가 빠진, 진지함만 남아있는 형태, 지나친 고민으로 명확하지 못한 의미 전달만 되는 형태가 돼버립니다. 



게다가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데 어려워합니다. 영어의 기능은 의사소통이라고 했습니다. 책을 읽었다면, 저자와 의사소통을 해야 하며, 원어민과 이야기하는 중이라면, 그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저자의 의도, 원어민의 의도를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머릿속으로 심사숙고합니다. 그리고 또 고민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의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돼버립니다.



이러한 학습 성향은 속전속결의 학습을 방해합니다. 물론, 영어가 속전속결로 이루어져야만 바람직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 교육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은 수많은 과목을 감당해내야 하는 현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최소한의 시간, 최소한의 에너지, 최소한의 경비를 투자해 영어를 하는 것이 다른 학습을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아주 질서 정연한 방식의 학습을 좋아합니다. 팝업처럼 퐁퐁 튀어나오는 게임과 같은 영어학습에 난감해하지요. 아이들은 전통적인 학교에서 제시하는 학습과정에 더 익숙해할 것입니다. 교사가 수업을 지도하면, 아이는 그것에 대해 필기를 하고, 그리고 가정에 돌아가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복습을 하는 전통적 교육방식을 선호한다는 뜻입니다.




(2) 충동형 학습(Impulsivity)


충동형 아이들은 신속하고 직관적으로 영어 과제를 처리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벌써 심사숙고형과 많이 다르죠. 그들은 글의 문맥을 통한 유추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심사숙고형보다 더 많은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유추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앞에서 애매모호함을 참을 줄 아는 아이들이 분명 영어를 더 잘할 기회가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논리이지요.



지금 당장 실수가 많더라도, 애매모호한 영어 구문이 많더라도, 맥락을 통해 추리해 내는 기술이야 말로 정말 탐나는 기술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심사숙고형 아이들보다 고민을 덜하고, 충동적으로 대답한다고 보여질 때,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아이들에게도 강점은 많습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충동형 아이들은 올바른 대답을 주기보다는 빠른 대답을 주는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어 스피드 퀴즈를 즐기겠지요. 북트리를 만들어 다독하는데 즐거움을 느끼겠지요. 대신, 지금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넘어가는 것 같은 읽기 과정이 다량으로 양이 쌓이게 되면, 그 역시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충동형 아이들에게도 심사숙고형 아이들만큼이나 우려되는 시사점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해야 할 영어학습 과정에 집중하는데 사실상 매우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주의 산만한 아이들도 대개 이러한 학습 성향 아이들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눈에 집중 못하는 아이가 영어 공부하는데 진지함을 보이지 않고, 대강 대답해 버리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성향이 그러한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충동형 아이들에게 적합한 영어 과업은 어떠한 형태일까요? 아마도 다소 빠른 속도로 되어있는 가벼운 양의 영어 과업이 이러한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과 같은 형태, 매체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집중할 수 있는 형태, 영어 과제의 길이가 길지 않은 선에서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충동형 아이들은 자신의 사고 과정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본인에게 엄격한 잣대로 작은 실수에도 큰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말도 뜻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모범적인 영어학습자의 본보기 중 중요한 부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긍정적 자아개념과도 연관성이 있겠지요. 






다시 한 번 더 두 유형의 아이들을 함께 비교해보겠습니다.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정확성을 추구하려고 할 거예요. 반면 충동형 아이들은 정확성보다 좀 더 전체적인 내용을 훑으려고 할 거예요. 전자의 아이들은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겠고, 반면 후자의 아이들은 자신의 실수에 좀 더 관용을 베풀 거예요. 어쩌면 진정한 risk taker일지도 몰라요. 



말씀드린 대로 사실상 한국의 영어교육의 큰 틀은 심사숙고형 아이들에게  좀 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반면 충동형 아이들은 이러한 규칙적이고, 엄격한 학교 수업에는 힘들어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 한국의 학교 교육도 많은 혁신을 겪고 있습니다. )



심사숙고형 아이들은 단어를 정확하게 소리 내어 읽으려고 할 테고, 이러한 소리를 정확히 내는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소리 내어야 후회가 없는 아이들이지요. 그러다 실수를 범하게 될 때 많이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충동형 아이들은 익숙지 않은 단어, 잘 모르는 단어를 발음할 때에도 스을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 발음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부족한 이해력을 실제보다 더 감추려고 할지도 몰라요, 실제 내공보다 더 많은 빛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무대체질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아이들이 실수를 범하게 될 때요? 그냥 넘어갑니다. 큰 문제가 아니거든요. 








우리는 오늘 심사숙고형 아이들과 충동형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내 아이는 어떤 유형에 해당될까요? 아이들은 커가면서 학습 유형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 모두 혼재되어 있기도 하지요. 저희 첫째 서현이는 충동형 학습자에 해당되고요. 둘째, 서영이는 심사숙고형 학습자에 해당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 목표는 두 아이 모두 혼재된 학습자 유형을 가지는 데 있습니다. 충동적으로 말을 내뱉고, 집중력이 짧은 서현이에게는, 본인이 좋아하는 형태의 과업을 주되, 일주일에 한 번은 본인이 한 과업을 스스로 교정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쯤은 고생해도 따라오더라고요 ^^) 



둘째 서영이에게는 일상 속에서 영어 스피드 퀴즈를 해본다던지, 아니면 언니와 영어로 인형놀이를 해 보는 등의 놀이교육을 많이 접하게 합니다. 무엇이든지 진지하게 하려고 하는 아이거든요. 



여러분의 아이는 어떠세요? 오늘 한번 자세히 내 아이를 살펴보시고 진지하게 이 아이의 강점은 더 강화하고, 약점은 더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요? 



영어공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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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글과 함께 보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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