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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첫 번째 입시 준비

중소도시에 사는 중위권 성적의 아들을 응원하며

by injury time Apr 29. 2021

중소도시에 살며 그다지 학구열이 높지 않은, 소위 말하 학군이 별로 좋지 않은 곳에 사는 아들은 그냥 평범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웬만큼 집안에 돈이 있는 친구들은 더 넓은 데로 가서 공부한다며 중학교 입학하기 전에 또는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다 떠났지만 고지식한 부모를 둔 우리 아들은 그토록 서울시민이 되고 싶어 했으나 이곳 촌구석에 눌러 아있


그리고 고딩 1학년 첫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중학생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이제 모든 시험과 생활이 입시와 연관된다는 고딩 1학년이 된 후로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고 동아리 활동이나 수행평가도 눈에 불을 고 하려 한다.


중간고사 한 달 전, 아들의 방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아들바보인 나는 자주 아들의 침대에 기어들어가 185센티의 젊은 아들에게 백허그를 하며 정수리 냄새를 맡곤 했지만 아들이 좀처럼 침대에 눕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아침에 아들 방에 가보니 책상 위가 깨끗하다. 분명 서너 권씩 펼쳐 놓고 문제집과 노트에 필기하며 패드까지 켜놓고 동영상 강의까지 들으며 온 힘을 다해 험공부 했었는데 언제 그랬는 듯이 책상이 깨끗하다.  호된 전을 치 후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 위 한가운데에  지우개 루만 소복 쌓있다.

히야~

아들의 성품이다.

남편을 닮았다.


드디어 첫 시험 보는 날 아침, 남편은 출근하면서 아들긴장하지 말고, 시험지 받으면 우선 쉬운 문제부터 풀고, 지나간 시험은 절대 미리 점하지 말고, 두 번 세 번 검토하고,  컴퓨터 사인펜은 여분으로 몇 개 챙기라며 선잠을 자는 아들에게 폭풍잔소리 하고 집을 나섰다. 

누가 보면 수능 보는줄@@@


요즘은 시험도 학년별로 나눠본다. 아들은 2시까지 등교다.  9시 조금 넘었는데 아들이 방에서 나와 냉장고에  쥬스를 꺼내 병채 들고 구멍으로 콸콸 쏟붙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딱 내 취향이다.

왠지 멋있다

한껏 발기됐을 파자마차림 아들의 고추도 귀엽다.

아점을 먹고 등교하겠다는 아들을 위해 냉동실에서  조기  마리를 꺼내놓고 작은 아들의 줌 수업을 도와주며 아침 시작이다~


입시의 시작이라는 중간고사 첫 시험과목은 중국어와 한국사.


아들이 시험 끝나고 집에 돌아,


엄마, 서울대는 포기해야할까봐


@@@

아들이 서울대를 노렸나보다.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는 이제껏 서울대를 한명도 보내지 못했다ㅠ


아들, 너 서울대 갈라 그랬어? 아오,


엄마, 그래도 인서울은 가겠지!


 평소 과민성대장증후군인 아들은 자기관리한다며 유산균을 털어먹는다


아들, 이 동네에 뭐가 됐든 플랭카드 한번 걸어보자, 이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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