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 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좋아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회사원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란 천운을 타고났다고 여길 만큼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이유는 이런 말을 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직업으로 삼았더니 예전보다 노래가 좋지 않았다고.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좋아하는 일이 있지만 자의든 타의든 특정 이유로 그것을 직업으로 삼지 않았을 뿐이다.
가령, 어떤 이는 영화감상을 정말 좋아하는데 영화감독이나 영화평론가를 할 수 없는 것은 그와 관련된 교육이나 경험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
또 다른 이는 노래를 정말 잘하는데 직업으로 삼지 않은 것은 주변환경이나 부모님의 반대, 재정적 상황 등이 엮여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출근길엔 마스크를 쓴지옥철을 견디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물론, 회사에서 자아실현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회사가 자아실현을 해주는 곳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친한 지인은 ATM기라는 표현을 썼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할지라도 회사 내 내가 하고자 하는 직무와 역할은 있을 수 있어도 그것이 절대 내 꿈이 될 수는 없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야근을 하고 백날 일해봤자 사장 배 불려주는 식이다. 게다가 만약 야근을 자주 하는데 포괄임금제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직장에서 보람된 일을 하고, 스스로 희열을 느끼고 항상 열정 있게 일하는 사람도 물론 대한민국에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 사람들이 정녕 지금 하는 일 자체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걸까? 본인만의 일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승진이나, 회사에서의 인정, 평가보상, 이직을 위한 수단 등.
그렇다면 진짜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생산자가 될 때 비로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생산자의 삶은 여러 가지가 있다. 창작자, 사업가, 강연자, 요리사, 작가, 화가 등 수도 없이 많다. 다들 한 분야에서 최고를 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그 행위를 함으로써 다른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을 통해 타인을 기쁘게 하고, 사업가는 자신의 아이템을 통해 보다 세상을 발전시킨다.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잘하는 사람을 존경한다. 잘하는 것이 있는 사람을 동경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잘하면 사람, 돈, 명예, 성취감 인생에 많은 것이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인만의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좋아하는 일
나는 여태껏 좋아하는 일을 단순히 시간이 남을 때 해 왔던 취미와 동일시했다. 집에 오면 책 읽고, 영화 보고, 수다 떨고, 컴퓨터 게임만 하며 컸으니 누군가가 물어보면 그것이 단연 내 취미가 되었다. 심지어 취미가 없는데 없다고 하기 부끄러워 그저 남들과 비슷한 대답을 한 적도 있다. 한 번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업으로 삼고 싶은지 진지하게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태어나니까 사는 삶과 뭐가 다른가.
하지만 올해 들어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내가 힘들고, 스트레스받고,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하는 것이 진짜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스트레스를 푸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달리기를 하고, 누군가는 산책을 하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요리를 한다. 스트레스 푸는 것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도 된다. 그게 바로 좋아하는 거다.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쓸 때만이 온전히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잡생각이 사라지며, 정신이 맑아짐을 느낀다.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32년 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이제 알았으니 지금부터가 의미 있는 삶이라 할 수 있다.
2. 잘하는 일
잘하는 일은 과연 뭘까? 잘한다는 것의 정의는 본인의 주관적인 잣대 없이, 타인과 비교했을 때 우월한 성과를 내는 것이 잘하는 일이다. 단순히 좋아만 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당신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바로 대답이 나오는 자가 있다면 축복받은 삶이다.
없으면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찾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겠지만 대개 그렇지 못하기에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찾아야 한다.
모두 경험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어릴 적, 부모님이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도록 국어, 수학, 미술, 태권도, 그림, 음악 수많은 분야의 과외나 학원을 보내주신 것을. 단 하나의 독보적인 특징이 없었기에 부모님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어릴 적 늘 야단을 치셨나 보다.
잘하는 일을 좀 더 효과적으로 찾으려면 방법은 하나다. 좋아하는 일을 그냥 계속하면 된다. 덕업일치.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누가 뭐라 하던 내가 좋아하는데 말리거나 야단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된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스스로의 요령도 생기고 분명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수영을 좋아해서 수영을 계속한다면 수영 국가대표는 되지 못할지언정, 시간이 지나 적어도 그 수영장의 그 시간대 강습 인원들 중에서는 가장 잘하게 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단,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다를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혼선의 여지가 있다. 이럴 때에는 고민 않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것은 매 순간순간 변한다. 작년에는 겨울을 좋아했는데 올여름 여자친구를 만나 여름을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만큼 가변성을 띤다. 하지만 잘하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건장한 체격, 운동능력, 말솜씨, 글 솜씨, 내 그림 그리기 실력 등 그 누가 뺏어가려 해도 뺏을 수 없는 오직 나만의 영역이다.내가 잘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 남들에게 인정도 받고 사회적인 지위를 얻으며 추후에 내가 나중에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금전적&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잘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죽는다고 상상해 보라. 억울해서 나는 죽지 못할 것 같다.
가능한 많이 도전하고, 꾸준하자. 사람마다 각자 잘하는 것이 분명 있다. 지금도 기회는 우리 주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