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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을 찾고 싶은 그들에게

취업시장에서의 경쟁력이란?

by 홍그리

경쟁력 있는 사람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누군가와 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이기는 것보다 사리에 맞게, 더 현명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로는 reasonable이다. reason은 이유니까 더 현명하게 좋은 성과를 내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아래의 영상을 보자.


https://www.youtube.com/shorts/QMbWlG3YiN0


위에서 핵심은 래퍼 스윙스가 말하듯, '우사인볼트가 왜 끝까지 달렸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스윙스도 당시 축제에서 우사인볼트 얘기를 할 때 마라톤 이봉주 선생님을 이야기하려다 말이 잘 못 나온 것이라고 한다. 다르게 생각해서 우사인볼트가 '가장 1등으로 골인했다는 것'도 대단한 요소이지만 영상의 핵심은 아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것이다. 저 영상을 자세히 봐도 우사인볼트의 스타트가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원래 우사인볼트는 큰 체격 때문에 늘 스타트가 다른 선수들보다 한참 느렸다. 본인의 단점을 본인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는 본인만의 연구를 통해 자세 및 주법을 바꾸어, 느린 스타트를 보완하는데 힘썼다. 그 결과, 영상처럼 본인의 강점인 폭발적인 추진력+스피드를 이용해 1등을 넘어 세계 신기록을 세운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단점을 보완하라?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한 경기, 한 인생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만큼 첫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못하면 잘하는 거 해라'라는 말처럼 시작점이 만약 중요하지 않았다면 우사인볼트는 단점을 보완하기는커녕 폭발적인 본인의 스피드를 키우는 데에만 더 주력했을 것이다. 주법을 고쳐서 스타드를 잘 보완했듯 우리 또한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생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나 또한 너무 많은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보통 사람인 우리의 사회 첫 시작이란 단연코 취업일 것이다. 현재도 어김없이 3월 상반기 공채시즌이 돌아왔다.

취업시장에서 남들 다 하는 대로 이력서를 뿌려서 나에게 맞지도 않는 일을 꾹 참고 몇 년 간 지속하다 보면 커리어패스가 꼬이게 된다. 그렇다고 오히려 너무 잦은 이직은 문과에서 레퍼런스 상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끈기가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에 첫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직업 가운데 1%의 문과가 세상을 움직이는 기업가가 되고, 나머지 50프로의 이과가 노예, 그 밑에 50프로의 문과가 천민이라는 웃픈 농담도 존재한다. 이처럼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문과는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문과 직무에 있어 미래에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유망할까? 대한민국 문과생으로써 이 힘든 세상에서 돈벌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공부의 단계가 있는 진로를 선택한다. 우리는 문과다. 이과처럼 공부의 정도가 깊지 않다.

대학생 때의 도서관을 한번 생각해 보자. 중간&기말고사가 아닌 시험기간에도 도서관에는 늘 이과생들로 가득 차 있다. 중간중간 퀴즈, 과제, 시험범위가 매우 방대함으로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평소에 공부를 해야 한다. 웃프게도 이과생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문과 공부를 따라갈 수 있지만, 문과생들은 대부분 노력으로 따라갈 수가 없다. 적성이 안 맞거나, 도통 머리로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문과생들도 공부의 깊이 있는 학문을 접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문과의 깊이 있는 학문은 세 가지다. 법, 외국어, 회계.

먼저 법은 공부의 깊이가 매우 큰 학문이다. 변호사 및 판검사를 봐도 알 수 있다. 법대가 사라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법을 공부하면 타인보다 공부의 깊이가 커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 꼭 법 쪽에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법을 공부하면 공무원, 군무원, 공기업(필기시험에 법을 선택하면 됨), 법원직 공무원, 국회 8급 등 다양한 시험에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학문이다.

둘째, 회계는 그 어떤 회사에 가서도 필요하다. 문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사, 재무, 마케팅, 영업 모든 직무와 연관되어있는 것이 회계이고, 특히 해외에 진출한 글로벌기업이라면 회계는 더 필수적이다. 현지 법인 회계와 얼라이먼트를 하기 위해서는 전달자가 필요한데 회계랑 관련이 없는 사람도 최소한의 회계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각 난이도 별로 회계 자격증은 매우 다양하다. 회계사&세무사가 되어야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회계관리 2급부터 한 단계 밟아나가며 기초를 쌓아보자. 차대변이 맞는 순간 희열을 느낀다면 도전해볼만하다.

셋째, 제2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중국어는 20년째 유망언어라고 하지만, 여전히 신흥국은 건재하다. 빛 볼 날이 곧 온다. 언어는 배워놓으면 손해 볼 일이 절대 없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 2외국어만 잘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말하는 것은 영어를 기본으로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말하는 것이다.특히, 요즘 영어는 필수이다. 토익점수, 스피킹점수가 일정 점수 이상 넘지 못하면 입사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국어는 중간&기말고사처럼 하루아침에 바짝 해서 이루어지는 공부가 아니다. 현지에 살다왔거나, 혹은 오랜 시간 동안 시간을 투자하여 공을 들여야 겨우 말이라도 할 수 있다.

Basic, intermediate, advanced처럼 실력의 단계가 있는 학문이다. 특히 미래 유망한 개발도상국 가령 베트남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니어 중 유창하게 하는 언어가 하나라도 있다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다. 인도네시아, 멕시코와 같이 현지에 주재원을 갈 수도 있고, 현지공장에는 현지인들을 관리할 한국인 중간관리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하는 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회사는 현지 중간관리자로 현지인을 고용하지 않고 정서적인 이유, 국민성, 책임감 등을 이유로 한국인을 더 선호다.

멕시코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우연히 알게 된 멕시코 기아자동차 상무님께서 밥까지 사주시며 입사를 권유하신 적이 있다. 당시 밥을 12번 정도 사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대학생인 나는 졸업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끝내 학업상의 이유로 거절했지만, 그만큼 한국인이 현지법인이나 공장에 부족한 실정이다. 일은 누구나 들어가서 배우면 되지만 열악한 환경과 이방인으로써 혼자서 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에 사람 구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단, 현지채용과, 한국에서 주재원으로 가는 근로자의 급여 수준이나 복지 혜택은 천지차이니 이를 사전에 명확하게 인지하고 결정해야한다. 한국에서 주재원으로 가면 현지 집, 차, 양육비, 보조수당 등 월급 이외에 또 다른 혜택이 많지만, 현지채용의 경우 해당국가 노동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급여를 후려칠 가능성이 크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내 지인 중 한 명은 40살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 52살이신 현재 영어선생님으로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신다. 배움에 늦음이란 없다.

넷째, '보편적인 능력들의 교집합'이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토익점수를 990점 만점 받는 사람들은 드물지 몰라도, 800점 이상인 사람들은 문과에서 많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교집합으로 하나의 능력을 더 기르는 것이다. 영상편집역량이 있다고 가정하면 영어로 크리에이터를 할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선진국으로 가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말을 타는 것과 같다. 내가 말을 타는 법만 알고 있다면 말을 단순히 나에게 있어 취미로 승마 혹은 이동수단 그 이상의 가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활을 쏘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고 치자. 말 타고 활을 쏘면 그것은 이동수단을 넘어 전쟁에서 승리를 이끄는 장군이 될 수도 있고, 먹이를 잡아오는 사냥꾼이 될 수도 있다.

내 친구는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해 베트남어를 정말 잘하는데, 회계까지 잘한다. 취업걱정을 한 적이 없다. 대한민국에는 회계를 할 줄 아는데 베트남어까지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많을 것 같지만 정말 없다. 오히려 회사에서 인재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매년 연봉협상으로 동종업계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다.

난 다시 태어나도 문과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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