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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ul 11. 2024

이상적인 하루를 보내기 위한 단 한 가지 조건

당신에게 이상적인 하루는 어떤 모습인가요?


약 한 달 전에 완벽한 하루를 떠올리며 쓴 글에서 아침 시간 활용에 대한 나의 욕구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좀 달라진 게 있나 떠올려 보았지만 여전히 삶의 패턴은 관성에 따라 이어지고 있다. '아침 시간 활용'이라는 계획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나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그사이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는 점이다. 


블로그 작가 일을 막 시작했을 땐 거의 매일 새벽 늦게까지 붙들고 있느라 피로가 누적되었다. 그땐 글을 쓰는 방식도 키워드를 검색하는 거나 보조 도구로서 챗GPT를 활용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 3-4시간은 기본이었다. 물론 이보다 앞서 매주 3개의 글을 포스팅해야 하는데 주제를 뽑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거의 매일 마감일이 다 되어 몰아서 마무리하다 보니 점점 일이 하기 싫었다.


그런데 최근 2주 정도 주 초에 일을 먼저 끝내 버리는 방식을 적용했더니 훨씬 효율이 높아졌다. 이번 주 할당량도 이미 다 제출한 상태다. 게다가 작업 시간도 월등히 빨라졌다. 역시 뭐든 새로운 것은 익숙해질 때까지 견디는 시간이 가장 힘든 법이다.


급한일과 중요한 일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본다. '급한 일'은 곧 '남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가령 회사에서도 상사나 거래처에서 서둘러 달라는 일들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반면 '중요한 일'은 '나에게 중요한 일'이다. 체력 관리를 위한 시간 활용일 수도 있고, 자기 계발을 위한 교육 수강이 될 수 도 있다. 가족과의 시간도 포함될 수 있다. 


안타까운 건 대부분 중요한 일 보다 급한 일이 치여 살아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장인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내가 딱 그런 모습이었다. 마감일에 쫓겨 밤을 새워가며 일을 마무리하는 생활 패턴은 '나'를 위한 중요한 일을 모두 뒤로 미루게 만들고 오직 급한 불을 끄는데 시간을 할애하게 만들었다.


무조건 주 초반에 급한일을 다 끝내고 나니 남은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오늘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아침 시간 활용에 대한 숙제는 아무래도 당장은 그른 것 같아 일단 장롱 서랍장 깊이 넣어두고, 대신 또 다른 요소를 꺼내 본다면 경제적 안정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나에게 가장 막연하고 막막한 한 가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 며칠 다양한 자료들을 읽어 보고 있지만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다. 이미 첫 발을 내디딘 사람들은 그게 참 쉽다고 하는데, 나에겐 여전히 미로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째 많이 익숙한 감정이다. 그동안 돈벌이를 생각하면 줄곧 이 감정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행동을 해야 하는데, 행동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만 머물러 나를 소진시키기를 반복했다. 과거와 동일한 반응이 올라오는 나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앞날에 대한 막연함과 불안감 찾아오는 건 머뭇거림 때문이지 않을까? 그럼 지금부터 해야 할 행동은 막연한 것을 확연하게 만드는 것이네!' 결국 또다시 '실행'이다. 즉각적 실행을 위한 나만의 구호를 정했다. '해보고 생각하자.' 


또 삽질의 시간이 될지언정 이전처럼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뭐가 되었든 호기심이 발동하면 적어도 찍어 먹어보는 정도까진 해보기로 결정했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소거할 것은 확실해지는 것일 테니.


해외의 유명한 유튜버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무드(Feel Good)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이 말을 들으니 이상적인 하루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진다. 그동안 어떤 것들을 해내는 것이 기준이었는데, 사실 그보다 중요한 건 오늘 내가 좋은 무드를 유지하는 것이지 않을까?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관점을 바꿔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급한 일을 다 끝내고 난 뒤의 후련함, 아이가 등원하고 난 뒤 주어지는 나를 위한 시간, 백수라서 늘 불안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무엇이든 밀도 있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자유로움, 뭐든 해보자고 마음먹었을 때의 설렘, 그리고 계속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 이 모든 것을 떠올릴 수 있다면 오늘이 가장 이상적인 하루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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