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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ul 10. 2024

내가 만남을 좋아하는 이유

내가 좋아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오랜만에 하늘이 푸르다. 날은 습하고 무덥지만 근래에 흐린 날이 연속되던 중 만난 파란 하늘이 반가웠다. 평소 좀처럼 가지 않는 성수동. 이미 핫플레이스가 된 지 오래지만 언제가 나의 마지막 발걸음이었나 생각해 봤는데 벌써 4-5년 전이지 않나 싶다.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성수동은 거의 갈 일이 없는 곳이다.


성수에서 작가님 한 분을 만났다. 본업은 따로 있지만, 성수동 맛집을 소개하는 푸드 에디터 블로거이며,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져 최근 책을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번날 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모시게 된 분이다. 


작가님을 만나 점심을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식후엔 한적한 서울숲 벤치에 앉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하루. 나에겐 그 자체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는 정말 신기해할 정도인걸 보니 꽤 많이 만나고 있긴 한 것 같다. 연이 전혀 없는 경우보다는 커뮤니티 활동 중에 또는 온라인에서 어느 정도는 알고 지낸 분들이 대부분이다. 즉, 나의 호기심은 단순히 '저 사람 궁금한데 한 번 만나볼까?'가 아니라 '저 사람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줄곧 '가벼운 만남이니 부담 없이 나오세요'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의 뜻이 '그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수다나 나눕시다'는 아니다.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방에도 시간을 들이는 만큼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 나름의 애를 쓴다. 물론 그럼에도 접점이 잘 안 생기거나 아니면 관심사가 매칭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는 여운이 남는 시간이었다. 써놓고 보니 문자 그대로 '가벼운' 만남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만남을 좋아하는 건 우선 외향인의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크다. 누군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나에게 에너지가 채워지는 시간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알고 지내다가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은 대체로 관심사가 유사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보통 대화가 쉼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연결'이다. 비슷한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때론 내 삶의 힌트를 발견하기도 한다. 또는 나누는 대화 중에 상대방이 나의 말에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답을 들을 때도 있다. 나를 포함하여 주로 혼자서 작업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럴 땐 역시 누군가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들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나를 제대로 비춰줄 거울과 같은 존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미 누군가에겐 그런 존재로 다가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여전히 스스로 넘어서야 할 나를 제한하는 생각들이 있다는 것을 복기해 본다.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내 입으로 말하기엔 민망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건 당신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너무 값진 삶이지 않을까? 


오늘도 만남을 통해 나의 앞날을 꿈꿔본다. 어떻게 도착할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가보고 싶은 삶의 목적지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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