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를 맞으며
오늘은 잠깐 나를 잊어야겠어요.
열이 오르고 몸의 근육들이
궤도를 이탈해버렸습니다.
정신을 자꾸 놓치는 날이었습니다.
긴장이 길어지고 빠듯하게
며칠 동안 몸을 옥죄었습니다.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잠시 무시했나 봅니다.
탈은 순식간에 납니다.
방심하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있지요.
몸살이 났습니다.
많이 불편하고 정신이 오갈 데에
먼저 가거나 뒤늦게 옵니다.
엉덩이를 까고 주사를 한 방 세게 맞았습니다.
얼얼한 궁둥이를 문지르며
나를 방어하지 못한 시간에게 미안해집니다.
나를 사랑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군더더기 같은 걱정거리들을 떼어 내줄
주삿바늘의 힘에 의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