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겸손

오늘이 한풀 꺾였습니다.

머리 낮추고 말을 깔고 나서야

석양이 아름답다는 풍경을 감탄합니다.

요즘은 경어체로 말의 끝을 맺는 게 편합니다.

누구에게도 존중을 담을 수 있어서입니다.

있어 보이기도 하거든요.

나도 나를 감당하지 못할 순간들이 허다한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해달라는

글을 쓰는 것은 어설픈 나를

파도 높은 방파제 밖으로 던져버리는 일입니다.

그냥 그대로의 날 보인다는 건

높임말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자만을 다스리는 거라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입이 문드러지게 해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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