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out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Take out

멀거니 앉아서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들이 없다. 도심이 비어가기 시작한 지 오래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사회적 거리를 두고 간격이 떨어졌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은 스스로 격리 중이다. 느긋하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Take out을 해서 봄기운이 밀착해 있는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거리를 두고 물러서주는 것이 배려가 되었다. 나 하나가 여럿의 생활을 가두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지극히 정당해졌다.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일부러 듣지 않아도 봄꽃은 곧 기승을 부릴 것이다. 밀착해서 꽃술의 냄새를 맡아볼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다. 꽃향기마저도 Take out 해야 할 판이다. 마음의 거리는 밀접하게 유지하고 몸의 거리는 멀리 두라는 사회적 권유는 나를 지키듯 타인을 지켜줘야 한다는 배려의 실천이다. 믿음도 Take out, 사랑도 Tak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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