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벼운 눈물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가장 가벼운 눈물


질척거리며 하루 온종일 비가 온다고

흥건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포트에 뜨겁게 물을 끓이며 빠져나오는 김소리에 맞춰

마음은 은근하게 그러나 향기는 진하게

투명한 유리잔에 채운 커피를 들고 창밖이나 보면서

빗소리를 따라 마음여행이나 해보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흔하디 흔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색다른 사연에는 그만한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과민한 거슬림을 투자해야 합니다.

편하게 들을 수 있고 너스레처럼 들려줄 줄거리가 좋습니다.

오래 묵은 먼지가 끼어있는 유리창을 닦아내며

빗방울이 모여 물줄기로 유리 위에 길을 내는 모습은

볼수록 흔해빠진 내 삶의 테마 같습니다.

남들에 비해 특출나게 살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보이는 듯 그렇지 않은 듯

평범함 속에 스며들어 있고 싶었습니다.

살기를 멈춰야 하는 순간까지 나를 위해 흘리는 눈물은

언제나 하찮은 것이어서 가장 가볍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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