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약속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조금 다른 약속


울지 않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눈물이란 족속은 여과시킬 수 없는 것이어서

짜고 달고를 선택하지 못하겠습니다.

떠나보냄을 아파할 때도 울고

만발한 살구꽃의 이쁨을 대하면서도 주책없어지고

보기 드문 그리움에 빠져들 때에 새어 나오는 눈물은

울음소리까지 참아내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자주 눈을 감도록 하렵니다.

손으로 감정이 만져지는 날에는

가슴을 열어놓고 속으로 울어보겠습니다.

한번 가면 돌아옴을 잊어버린 것처럼

색다른 단상들이 어지럽게 떠돌아

머릿속이 깜깜해지는 순간에는

울지 않고 슬픔을 겪어내지 못하겠습니다.

이유가 생길 때마다 참기 위해 안간힘 쓰기보다는

매운맛, 신맛 가리지 않고 울겠다고

단단히 선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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