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ante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Andante


얼마나 느려져야 할까, 나에게 향하는 길목에는 여전히 잡풀이 무성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적당히 느리게 가야 독이 올라있는 풀잎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풀들이 경쟁하듯 몸집을 부풀리고 있을 때가 독성이 강한 법입니다. 바짓단을 뚫고 들어온 풀잎이 맨살을 스쳐대면 풀독이 올라 가려움에 시달려야 합니다. 누군가를 향해 가야 할 때보다 스스로를 향할 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서두르다 과정을 놓치고 자칫 보이는 오류를 간과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길은 가다 말면 그만이지만 나를 향한 여정은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심조심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장애물은 돌아가야 할지, 넘어가야 할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단번에 지나간 길은 돌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며 후회를 일삼지 않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전부 감지해내야 합니다. 삶의 길에 뒷걸음이란 허락되지 않습니다. 나에게 가는 길은 살아있는 것처럼 울퉁불퉁했다가, 평탄해졌다가 잦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길의 변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걸음이 느려야 합니다. 숲에 들어서기도 하고 바위산에 빨려들기도 합니다. 살피지 못한 실수를 반복하다가는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천천히 방향을 가늠하고 발걸음이 요란을 떨지 않아야 합니다. 상황이 급해질 때마다 나는 주문처럼 안단테, 안단테 속말을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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