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Season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Travel Season


코로나19가 가장 지대하게 영향을 미친 사람의 활동 중 하나가 여행의 멈춤이다. 여행은 사람과 사람의 이동과 접촉뿐만 아니라 문화와 문물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문명 발달의 매개체다. 여행이 중단된 이후로 무기력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문명의 퇴보까지 경험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락되던 이동거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종식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으나 인류와 함께 살아가야 할 바이러스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저항력이 강해졌다. 엔데믹이다. 국가들이 하늘길을 열고 있다. 일정 부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제한사항이 있을 테지만 억제되었던 여행의 길이 트이고 있다.


여행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기 위한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보지 못했던 자아와 만남을 가지는 시간이다. 지나온 시간과는 전혀 새로운 시간을 설계하는 이도 있고 뼈와 살을 덧붙여 더 단단한 자신을 만들고자 하는 이도 있다. 여행은 지금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래의 시간과 미리 만나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가 발현된 행동이라고 해도 된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적응이 되고 지긋한 나이가 된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 나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욕심을 부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서다. 현실은 자꾸 이대로가 좋다고 속삭인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말라고 한다. 번거로움에 빠져들지 말라고 한다.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 이외에 관계를 더 확장시킬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안주에 대한 유혹은 사탕발림보다 달콤한 것이어서 몸과 마음이 확장성을 잃어버렸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 그러나 성가심에 마음 쓰는 것이 싫고 새로움에 겁을 내고 있는 나의 속성임을 뻔히 안다. 무거워진 몸무게를 덜어낼 겸 여행을 계획한다.


홈쇼핑을 보다 여행상품에 덜컥 전화를 손에 쥔다. 이국의 태양과 건물들이 즐비하게 보이는 화면에 빠져든다. 생김새와 차림이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 흥미롭다. 역동적이다. 들고 있는 길거리 음식의 맛이 궁금하다. 황홀한 야경이 가늠할 수 없는 흥분을 일으켜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한다. 나도 저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싶어 진다. 트레블 시즌에 합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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