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을 수 없는 슬픔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내놓을 수 없는 슬픔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속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슬픔은 드러낼 수 있어야 덜해지지만 내놓을 수 없는 슬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물어봅니다. 왜냐고. 표정이 밝아지지 않는다고. 속 시원하게 말을 해달라고. 보는 내내 답답해지는 건 자기 자신이라고. 그러나 왜냐하면 이라고 답을 내줄 수가 없습니다. 말할수록 더 슬퍼지기 때문입니다. 드러낼수록 더 커지는 슬픔도 있습니다. 나를 슬퍼하고 있어서입니다. 살갗이 깎여 피가 나는 아픔이 아닙니다. 몸을 파고든 병이 있어 아픈 것이 아닙니다. 내 삶의 중심축이 무너져 있습니다. 바로 세워놔도 금세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버립니다. 마음에 깊이 난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어섭니다. 그리움을 놓아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내 속에 가둬놓고 돌봐야 하는 그리움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잘 보내주지 못하고 있는 슬픔을 밖으로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아주 오래도록 보내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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