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을만한 이유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괜찮을만한 이유


시를 쓰지 않는다고, 글을 짓지 않는다고

아무도 나를 향해 컹컹대며 짖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나를 나만이 질책하고 보챘던 듯합니다.

여전히 바람은 차갑지만 냉기 속에서도

따뜻한 기운이 잠잠히 흐르듯 내가 품고 있는 언어들은

머릿속에서부터 발끝까지 오르내리고 있음을 감지합니다.

안 쓰면 어떻습니까, 못쓰면 또 어떻답니까.

글자로 표시되지 않고 있어도

나는 살아 움직이는 언어 그 자체입니다.

흘러가는 바람이내는 쌩쌩거리는 소리나 보면서

가뭄이 지속되는 마른 겨울엔 기다리는 비보다

쓸모가 덜 하다고 탄식 세례를 감당해야 하는

눈날림이 푸대접을 받는 날씨나 탓하면서

직관자의 거침없는 시선으로 살고 있으면 될 듯합니다.

싫으면 싫고 통하면 거슬림 없이 단련된 시간을 살고 싶습니다.

눈치를 버렸습니다, 염치를 물렸습니다.

시를 써야겠다는, 글을 지어야겠다는

내가 자초하고 있었던 당연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일상이 홀가분의 수렁에서 오히려 다부져졌습니다.

이대로의 나는 나대로 참,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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