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그립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살아온 모든 날이 같지 않듯이

봄이라고 다 같은 봄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품고 있는 그리움은

겨울이나 봄이나 시간을 가리지 않고 깊어지기만 했다.

바라는 것을 향해 일어서고

이룰 수 없어서 주저앉기를 되풀이하면서도

가만히 정물이나 되는 것처럼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고 지쳤다가

또 기운을 차려야 삶의 궤도를 유지하는 것이

너를 향해 속절없이 빠져있는

간절한 그리움의 본질일 테니까.

겨울이면 거친 바람이 왔다 갈 때까지

호되게 나를 단련시켜야 했다.

그럴수록 너를 잊어버렸다고

인정할 시절은 단 한순간도 없어졌다.

진한 복사꽃이 분홍으로 배나무를 눈멀게 하는 날에도

노란 유채꽃이 시샘 많은 봄바람을 살랑이게 할 때에도

네가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우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강물이

은비늘을 햇살에 말리는 강가에서 갈대처럼 흔들리면서도

나는 너를 잊지 않고 있어야 했다.

네가 기억에서 사라지면 내 존재의 의미도

없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너의 영혼에 이어져 있는 세상을 단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그렇게 네가 그립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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