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모자람도 남음도 없이 만족할만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가 보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부족함을 느끼고 남으면 남는데도 불구하고 더 바라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결국 모자라도 남아도 심리적 결핍의 상태가 지속된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차지 않는 그릇이다. 차고 넘치는데도 틈을 만들어 더 채우려 한다. 자신이 가진 것에 완전히 만족한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잉여는 남음이 아니라 장래를 위한 저축이라고 한다. 미래를 위한 대비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채우고 채워도 끝이 없다. 비축을 위한 저장고의 크기를 정해놓은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장마가 시작하자마자 기세가 대단하다. 첫날부터 집중호우를 뿌려댄다. 다음날 그다음 날에도 빗줄기를 더 굵고 거세게 토해낸다. 시간당 50mm를 넘어서면 물폭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도로가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한다. 물기를 수용할 한도를 초과한 흙이 무너져내려 산사태가 난다. 교통이 마비되고 차들이 물에 잠긴다. 넘쳐 들어오는 빗물을 피해 집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대피소를 향해야 한다. 수용할 수 있는 필요이상이 만들어내는 재앙이다.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한 창밖을 보며 잉여의 재난을 욕심에 빗대어 생각해 본다. 필요를 현저히 초과한 비축은 인성을 마비시키는 파탄을 가져오고야 말 것이다. 찰랑찰랑 다 차지 않는 조금은 아쉬운 상태가 적당히란 정도를 충족하지 않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처음 시작할 때 해내고 싶은 만큼이 최종 목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목표한 만큼을 이루기도 쉽지 않겠지만 이루고 나서 더 이루겠다고 욕심을 부리다 불만족이란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수를 지킨다는 것은 과잉을 향해 치달리는 욕심을 절제라는 칼날로 분리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