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가을맞이
입추가 지났다고 곧 가을이 올 거라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는 너를 보면서
계절의 순리가 순탄해지지 않고 있는 날씨를
눈살을 가늘게 찌푸리며 살펴보아야 했다.
한철을 뜨겁게 살아야 할 매미의 울음은
폭우와 폭열에 가로막혔다가 이제야 절정이다.
가을의 초입이라고 알려야 할 황화코스모스의 개화는
꽃대만 밀어 올리며 아직 준비 중일 뿐이다.
이대로라면 처서는 지나야 달궈졌던 땅속의 열기가
가을꽃을 피울 적기의 온도로 내려갈 것이다.
그리하여 바람이 무거워지고
여행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짐을 싸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하리란 신호가 될 것이다.
지금 무릅쓰고 있는 단계를 건너뛰려 서두르지 않도록 하자.
견뎌야 하는 고됨이 클수록 가을이 멋지게 오리라 믿는다.
서풍을 품은 바닷물의 수온이 식으면
비로소 고추잠자리가 머리 위로 비상을 시도할
맑고 시원 찬란한 가을이 온다.